2026년 07월 21일 (화)

“엄마, 나 다 나았어”… ‘사형선고’ 소아암의 기적

50년 전엔 포기했던 아이들, 이젠 10명 중 9명 생존…美 암연구학회(AACR) 첫 보고서 “5년 생존율 87%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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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게 생긴 소아암 환자가 인형을 안고 있다. 미국암연구학회(AACR)는 첫 ‘소아암 현황 보고서’(Pediatric Cancer Progress Report)를 최근 냈다. 암 치료와 관련해 앞으로 주목할 기술로는 액체생검(Liquid Biopsy)과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970년대, 병원 진료실에서 자녀가 암이라는 말을 듣는 것은 부모에게 ‘이별 준비’를 하라는 뜻이었다. 당시 의학 기술로는 아이의 작은 몸속에서 무섭게 퍼지는 암세포를 막을 방법이 턱없이 부족했다. 아이를 살릴 확률은 동전 던지기 수준인 50% 남짓에 불과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2025년, 병원 풍경은 기적처럼 바뀌었다. “엄마, 나 이제 안 아파요”라며 활짝 웃으며 병원 문을 나서는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소아암은 한때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10명 중 9명이 살아남는 ‘완치 가능한 병’으로 거듭났다는 희망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암연구학회(AACR)는 사상 첫 ‘소아암 현황 보고서’(Pediatric Cancer Progress Report)를 최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진단받은 소아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87%를 기록했다. 1970년대 중반 63%에 머물렀던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 소아암, 50년 만에 죽음의 병에서 ‘생존의 병’으로

소아암 환자의 사망률 감소 추세도 뚜렷하다. 보고서에 의하면 1970년부터 2000년 사이 소아암 사망률은 57%나 급감했고, 이후 2023년까지 19%가 추가로 줄어들며 꾸준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오하이오 주립대 의대 엘레인 R. 마디스 박사는 “수술 기법의 발전과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의 정교화가 많은 아이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냈다”고 평가했다.

◇ “아이들은 ‘작은 어른’이 아니다”

이 같은 성과는 “소아암은 성인 암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과거에는 성인용 항암제를 용량만 줄여 어린 환자에게 쓰곤 했다. 하지만 의학자들은 소아암이 성인 암과는 유전자 변이 양상부터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25년 미국에서 소아암으로 진단받을 환자는 약 1만 5천 명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성인 암에 비해서는 ‘희귀 질환’에 속한다. 다만 데이터가 부족해 신약 개발이 쉽지 않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계는 국경을 초월한 데이터 공유와 국제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 향후 주목할 기술은 ‘액체 생검’과 인공지능

의학자들은 소아암 생존율 87%를 넘어 100%에 도전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도 대거 투입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할 기술은 ‘액체 생검’과 인공지능(AI)이다.

고통스러운 조직 검사(생검) 대신 피 한 방울로 암세포를 찾아내는 액체 생검은 아이들의 고통을 크게 덜어줄 전망이다. AI는 방대한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내 아이에게 가장 효과적이면서 부작용이 적은 맞춤형 치료법을 찾아내는 데 쓰인다.

◇ “살아남은 우리 아이들, 앞으로 50년의 삶도 책임져야죠”

이제 의료진의 시선은 ‘생존’을 넘어 ‘삶’으로 향하고 있다. 과거의 독한 치료로 암을 없앴지만,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심장병이나 불임 같은 평생의 짐을 안기기도 했다.

향후 치료의 핵심 목표는 독성의 최소화다. 미래의 소아암 치료법은 아이들이 치료 후 성인이 되어서도 후유증 없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암 요법의 독성을 뚝 떨어뜨려야 한다.

현대 의학은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엄마, 나 다 나았어.” 이 소중한 한마디를 지키기 위해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소아암을 치료할 때 아이들은 작은 어른이 아니다라고 한다는데, 소아암 치료는 성인 암 치료와 어떻게 다른가요?

A1. 성인 암은 노화나 생활 습관이 주원인이지만, 소아암은 성장 과정 중 발생한 유전자 변이가 대부분이라 병의 뿌리가 다릅니다. 또한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독한 성인용 약을 쓰면 성장 장애나 평생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독성을 최소화한 아이들만의 ‘전용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Q2. 소아암 생존율 87%는 모든 환자에게 해당하는 수치인가요?

A2. 87%는 전체 소아암의 평균 생존율입니다. 소아 백혈병이나 림프종 같은 혈액암은 치료 기술이 매우 발달해 90%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지만, 뇌종양이나 일부 희귀 고형암은 여전히 치료가 까다롭고 생존율이 평균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미국암연구학회(AACR)의 사상 첫 ‘소아암 현황 보고서’가 “여전히 갈 길이 남았다”며 국제적 데이터 공유와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 난치성 암들을 정복해 모든 아이에게 공평한 완치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Q3. 암 치료 목표가 독성의 최소화로 바뀌었다는데, 구체적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A3. 과거에는 암세포를 없애는 데만 급급해 강력한 약물을 썼고, 그 결과 아이들이 암은 이겨냈지만 성인이 된 후 심장병·불임·2차암 발병 등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독성 최소화는 인공지능·표적치료 등 정밀 타격 기술을 통해 암세포만 공격하고 정상 세포는 보호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아이가 치료를 마친 후에도 또래 친구들처럼 건강하게 학교에 다니고, 훗날 건강한 성인으로 늙어갈 수 있도록 삶의 전체를 지켜주는 치료로 변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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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w*** 2025-12-05 11:01:28

    소아암 환자들과 그들의 부모님을 응원합니다. 백혈병 등 모든 어린이 암 환자의 완치와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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