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간 임신 시도로 기적처럼 얻은 아기를 품에 안을 날만을 기다리던 한 여성이 출산 후 11일 만에 사망한 사연이 공유됐다. 이 여성은 출산 전부터 이상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문제없다며 집으로 돌려보냈고, 결국 심각한 임신합병증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제왕절개 후 쓰러져 세상을 떠난 것이다.
영국 일간 더선 등 보도에 따르면 일로나 카지크(32)는 출산 하루 전부터 두통과 불편감을 호소하며 두 차례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괜찮다며 집으로 돌려보냈다. 고혈압과 혈소판 감소라는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자간전증 위험은 재평가되지 않았고, 기록·인계 과정도 누락된 것이다.
그렇게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2월 제왕절개로 아들을 출산 했지만 출산 몇 시간 뒤 그는 극심한 두통과 구토, 시야 흐림을 보이다가 의식을 잃었다. CT에서 광범위한 뇌출혈이 확인됐다. 결국 출산 11일 만에 생명유지장치가 중단됐다. 출산 전부터 고혈압, 두통, 시야 흐림, 구토 등 자간전증의 전형적 경고 신호가 있었지만 의료진이 적절히 살피지 못한 것이다. 이와 같은 자간전증은 초산부에게서 임신 말기에 많이 발생한다.
검시관은 혈압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위험군 재분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중대한 기회 상실로 지적했다. 또한 일로나가 금기약물인 에르고메트린을 투여받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오히려 혈압을 더 높여 뇌내출혈 위험을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검시관은 "의료진이 죽음을 반드시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임신 20주 이후 고위험 임신 합병증…두통·시야장애 등 나타나
자간전증은 임신 후기, 특히 20주 이후 산모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 고위험 임신 합병증으로, 고혈압을 중심으로 전신의 혈관 기능이 흔들리며 주요 장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단순한 임신성 고혈압과 달리 자간전증은 단백뇨, 간·신장 기능 이상, 혈소판 감소, 시야 장애와 같은 장기 손상을 동반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다.
국제 산부인과 학회들은 자간전증을 전신적 내피세포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다기관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조기 인지와 대응이 지연될수록 뇌출혈, 급성 간부전, 신부전, 태반박리, 태아 성장지연 등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위험성을 강조한다.
가장 흔한 초기 경고 신호는 지속적이거나 갑작스럽게 악화하는 고혈압이다. 여기에 심한 두통, 번쩍임·흑점 등의 시야 장애, 상복부 통증, 갑작스러운 부종, 구토나 오심 등이 동반되면 이미 주요 장기 손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금기약물이 투여될 경우, 뇌혈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뇌출혈을 일으킬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실제로 전 세계 산모 사망 원인 중 상당 비율이 자간전증 및 그 합병증인 자간증(발작)과 직결되어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약 5만 명의 산모가 이 질환으로 목숨을 잃는다고 추정한다.
진단은 임신 20주 이후 새롭게 발생한 고혈압을 기준으로 한다.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면서 단백뇨가 함께 나타나거나, 단백뇨가 없더라도 간효소 상승, 혈소판 감소, 신기능 저하, 폐부종, 중추신경계 이상 등 장기 기능 손상이 확인되면 자간전증으로 진단된다.
치료의 근본 원칙은 분만이다. 산모의 상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분만을 서둘러야 할 때도 많다. 혈압 조절에는 비교적 안전한 항고혈압제가 사용되며,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 황산마그네슘(MgSO₄)을 투여하는 것이 국제 표준이다.
국내에서도 고령 임신 증가와 함께 자간전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지속적인 경각심이 필요하다. 여러 국가들의 공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두통이나 시야 장애, 복통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이라도 임신 후기에는 자간전증의 초기 신호로 보아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