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환경과 성격이 다른 사람이 만나 하나의 울타리를 만들고 가꾸는 결혼. 이 울타리를 잘 만들면 더없이 포근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누릴 수 있지만, 잘못 만들면 갑갑한 전쟁터가 되고 만다. 많은 사람이 결혼을 앞두고 고민하고 막연한 걱정을 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자신과 ‘성격’이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고민은 더 깊어진다.
“화났냐고 물어봐도 ‘괜찮다’며 퉁퉁”…‘수동 공격성’ 어쩌나
20대 후반 여성 A씨는 한 커뮤니티에 ‘수동 공격 심한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B씨가 평소 화나면 말부터 안 한다”고 털어놨다. ‘삐진 거냐’라고 물어보면 “아니다”, “피곤하다”, “괜찮다는데 왜 자꾸 묻냐” 등의 대답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B씨는 누가 봐도 ‘화난 사람’의 행동을 한다. 밥집에 가서도 “맛이 없다”는 불평만 늘어 놓거나 묻는 말에 단답형으로 대답을 끝내는 식이다.
A씨는 “평소에도 말이 많은 편이 아니고, 퉁퉁 부어있다가도 혼자 풀려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오히려 화를 내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풀리니까 싸움이 커지지 않아서 좋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점점 B씨의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A씨는 “나는 직접적으로 말하고 풀어야 하는 성격”이라며 “대화를 하면서 싸우고 풀고, 그런 과정이 없으니까 답답하고 한편으로는 ‘평생 어떻게 사나’하는 걱정도 든다”고 털어놨다.
“결혼은 성격이 중요” vs “한 부분만 보고 결론 위험”
A씨의 사연을 본 사람들의 생각은 둘로 나뉘었다. “결혼은 성격이 잘 맞는 게 중요하다”며 헤어지라는 쪽과 “그런 사람은 많아서 성급한 결론은 위험하다”는 의견이었다.
한 누리꾼은 “못된 사람과는 살아도 답답한 사람과는 못 산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경험에서 하는 조언이니 잘 생각하라”고 했다. 다른 사람은 “그런 사람과는 연애도 못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그 정도 성격은 너무 평범하다”, “답답한 걸 뛰어넘는 다른 좋은 면이 있는지 생각해 봐라”, “고민이 많아서 괜한 걱정까지 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불만은 직접 표현하지 못하는 ‘수동 공격성’…‘갈등’ 두려워하는 유형
수동 공격성(Passive-Aggression)은 불만이 있거나 화가 났을 때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비아냥대는 투로 말하거나 대답을 피하는 식이다. 이런 사람들은 갈등을 크게 만들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는 평화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인다.
너무 잦은 갈등은 문제지만,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는 게 필요할 때가 있다. 갈등은 서로 조율하고 해결책을 찾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동 공격성을 가진 사람은 갈등을 ‘피곤하고 두려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불만을 속으로 감추려고만 하기 때문에 불만이 겉으로 드러났을 때는 해결하기 힘들 정도로 곪아 있는 경우가 많다.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으려면 솔직하게 자신의 서운함을 표현해야 한다. 특히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라면 현재의 불안을 털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송민규 성모공감정신건강의학과의원 대표원장은 “수동 공격성향인 사람을 대할 때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물어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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