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소주 1병 가량 술을 꾸준히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10년 이상 이른 나이에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과음자는 뇌출혈 범위가 평균 70% 더 넓으며, 장기적인 뇌혈관 손상도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신경학회(AAN)의 공식 학술지《신경학(Neurology)》은 5일(현지시각) 이같은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평균 연령 75세의 뇌내출혈 환자 1600명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는 하버드대 의대 산하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신경과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운영하는 과학뉴스 포털 ‘유레칼러트(EurekAlert)’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하루 세 잔 이상의 술, 알코올 함량으로 따지면 총 42g 이상을 마시는 사람을 ‘과음자’로 정의했다. 이는 맥주 약 3캔(355ml 기준), 와인 3잔(150ml 기준), 위스키 등 증류주 3잔(약 45ml)에 해당한다.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소주로 환산하면 약 3분의 2 병 수준이다. 참가자 중에서는 7%가 과음 기준을 충족했다.
조사 결과 과음자들은 평균 64세에 뇌출혈을 겪은 반면 과음하지 않은 이들의 뇌출혈 발생 평균 연령은 75세로 나타났다. 11년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과음자의 평균 출혈 부위는 70% 더 넓었고 뇌의 깊은 부위에서 출혈이 생길 가능성과 뇌실(뇌의 체액이 모이는 공간)로 출혈이 퍼질 확률도 각각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또한 MRI(자기공명영상) 분석에서 과음자의 뇌는 작은 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되는 뇌소혈관질환 징후를 보일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 뇌소혈관질환은 초기 증상이 미미하지만 방치하면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뇌기능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평생 음주량을 정밀하게 추적한 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음주량이 자가 보고 방식인 만큼 응답자가 실제보다 적게 보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 책임저자인 에디프 구롤 하버드의대 박사는 “과음을 줄이면 뇌출혈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뇌소혈관질환의 진행 속도도 늦출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나 뇌기능 장애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은 술을 끊는 등 생활 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