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한국엔 아직 없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美 FDA, 두 번째 복제약 승인

미국은 접근성 넓히는데 한국은 제도 공백…‘미프지미소’ 허가도 난항

미국 FDA.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낙태유도제 ‘미페프리스톤’의 두 번째 복제약을 승인했다. 낙태약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이번 결정은 임신 중단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에비타 솔루션(Evita Solution)이 개발한 ‘미페프리스톤’ 복제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중단을 위해 사용되는 약물로 그동안 덴코 래버러토리스가 오리지널 제품 ‘미페프렉스’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왔다.

이번 승인으로 에비타는 2019년 FDA에서 승인을 받은 젠바이오프로에 이어 두 번째 미페프리스톤 제네릭 공급사로 합류하게 됐다. 에비타는 “낙태를 의료의 한 형태로 정상화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사명을 내세우고 있다.

미페프리스톤은 2000년 FDA가 처음 승인한 약물로 ‘미소프로스톨’과 병용해 사용된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유지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차단해 자궁 내막이 임신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미소프로스톨은 자궁을 수축시켜 유산을 촉진한다. 두 약물은 임신 초기 10주 이내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낙태약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보수 성향 의원들과 주 법무장관들은 FDA에 낙태약물에 대한 안전성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얼라이언스 디펜딩 프리덤 등 종교계 단체들도 낙태약 판매를 강하게 반대하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2022년 뒤집히면서, 낙태 규제 권한은 각 주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주별로 낙태를 전면 금지하거나 허용 범위를 제한하는 법이 새로 제정됐다. 이에 따라 낙태를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으며 온라인이나 우편을 통한 약물 판매를 둘러싸고 법적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승인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핵심 지지층인 보수 기독교 진영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것을 자신의 공로라고 주장할 만큼 낙태권을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부터 낙태권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강경 반대파와 거리를 두고 있다.

낙태약을 둘러싼 공방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2021년 해당 조항이 효력을 잃었지만 현재까지 임신 중단의 법적 근거와 의료 현장 지침은 마련되지 않았다.

현대약품은 2021년부터 영국 라인파마가 개발한 복합제 ‘미프지미소(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의 국내 품목허가를 추진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완자료 요구 등으로 절차가 중단됐다. 이 회사는 올해 다시 허가 절차에 도전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 미비 등으로 승인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여성단체와 학계는 약물 도입을 통해 임신 중단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종교계와 보수단체에서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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