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간 기능 떨어진 간암 환자도 면역항암제 효과 첫 확인

이재준 은평성모병원 교수팀, 치료 사각지대 간암 환자에 희망

지금까지 간 기능이 저하된 간세포암 환자들은 약물 부작용 위험과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 부족으로 면역항암제 사용이 제한되어 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 기능이 저하된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들에게도 면역항암제 병용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재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교수 연구팀은 인천성모병원 이순규, 권정현 교수 등과 함께 진행한 다기관 연구를 통해, 기존에 치료 사각지대에 놓였던 ‘차일드-푸 점수(Child-Pugh Score, CPS)’ 7점 간세포암 환자 중에서도 개별 간 기능 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경우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은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에서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현재 전 세계 진행성 간세포암 1차 표준치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치료는 간 기능이 충분히 보존된 CPS 5~6점 간세포암 환자에게만 그 효과가 확인돼 간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CPS 7점 환자들은 치료 선택의 폭이 제한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

연구팀은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치료를 받은 간세포암 환자 374명을 대상으로 CPS 5점 169명, 6점 105명, 7점 100명으로 나누어 정밀 예후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CPS 7점 환자라도 총 빌리루빈 2mg/dL 미만, 혈청 알부민 2.8~3.5g/dL, 조절 가능한 경증 복수, 간성뇌병증 없음 등의 조건을 충족한 '예후 양호군'에서는 CPS 6점 환자군과 생존율 및 무진행생존기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CPS 7점 환자 100명 중 예후 양호군과 불량군은 각각 63명과 3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치료 반응률과 질병 조절률도 예후 양호군이 통계적으로 더 높아 ‘예후 양호군’의 경우 CPS 7점 환자에게도 면역항암제 치료 적용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반면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예후 불량군'에서는 생존 지표가 현격히 낮았다.

이재준 교수는 “기존에는 CPS가 7점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역항암제 사용이 제한됐지만, 이번 연구는 간 기능의 구성 요소를 면밀히 분석하여 치료 가능성과 생존 혜택이 있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순규 교수는 “그간 근거가 부족했던 CPS 7 환자에 대해 국내 다기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임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준 교수의 추정에 따르면 전체 CPS 7점 간세포암 환자들 중 약 절반 정도는 예후 양호군에 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요법은 건강보험이 CPS 6점까지인 간세포암 환자들에게만 지원되는 만큼 향후 건강보험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CPS 만으로 면역항암제 적용을 제한했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각 환자의 세부 간 기능 지표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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