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에 드물게 발생하는 폐암 유전자 돌연변이 ‘MET 엑손 14 결손(skipping)’에 대한 표적 항암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처방권에 진입했다. 해당 돌연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8~3.1%에서만 발견되는 희귀 유전자 변이로,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며 예후가 불량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한국머크 바이오파마가 국내에 공급하는 MET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텝메코(성분명 테포티닙)’는 이달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치료 차수와 관계없이 MET 엑손 14 결손이 확인된 환자는 1차 치료부터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텝메코는 MET 변이를 표적하는 경구용 치료제로 2021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며, 이번 급여 등재로 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지연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MET 변이는 비소세포폐암의 독립적 발암인자로 예후가 나쁘고 전이 빈도가 높다”며 “기존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낮은 고령 환자에서 표적 치료의 필요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날 소개된 글로벌 'VISION 연구'에 따르면 텝메코는 MET 변이 NSCLC 환자에게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중 조직 생검으로 진단된 군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58.6%, 무진행 생존기간 중위값(mPFS)은 15.9개월, 전체 생존기간 중위값(mOS)은 29.7개월에 달했다. 특히 반응 지속기간(mDOR)은 46.4개월로, 3년 이상 반응이 유지된 사례도 포함됐다.
아시아인 환자 34%가 포함된 하위 분석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유지됐다. 아시아인군의 ORR은 56.6%, mDOR은 18.5개월, mPFS는 13.8개월, mOS는 25.5개월로 일관된 치료 혜택을 입증했다.
최창순 한국머크 의학부 이사는 “조직 생검뿐 아니라 액체 생검 기반 진단에서도 텝메코의 효과는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으로도 텝메코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 주요 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 등급(카테고리 2A)'으로 권고되고 있으며, 미국·일본·독일 등 6개국에서는 이미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호주, 스코틀랜드 등 의료기술평가(HTA) 국가에서도 급여를 권고받은 상태다.
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대표는 “MET 변이는 드물지만 예후가 불량한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텝메코의 급여 진입이 국내 치료 환경의 질적 전환점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