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향후 30년간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면서 간경변과 간암 및 간 이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료 시스템이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은 282만여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방간의 증가 추세를 예측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MASLD) 환자는 2020년 8630만 명에서 2050년 1억 219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성인 인구의 33.7%에서 41.4%까지 상승하는 수치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단순히 환자 수의 증가를 넘어 관련 중증 질환의 비선형적 폭증이다. MASLD의 중증 형태인 지방간염(MASH) 환자는 같은 기간 1490만 명에서 2320만 명, 간경변증 환자는 670만 명에서 117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간암 발생 건수는 연간 1만 1483건에서 2만 2440건으로 거의 2배, 간 이식 수요는 연간 1717건에서 6720건으로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MASLD 관련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만 500명에서 9만 5300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은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다면 보건 시스템의 위기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MASLD 치료는 주로 체중 감량, 운동, 일부 당뇨병 치료제 등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 FDA에서 승인된 레즈디프라 같은 신약이 부분적인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MASLD의 진행을 완전히 막거나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도 지방간, 특히 MASLD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비만과 당뇨병, 대사증후군의 증가로 MASLD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간경변과 간암 발생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이준혁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에서는 지방간이 있는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약 3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만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아직까지 지방간이라고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준혁 교수는 “실제로 당뇨병이 있는 분들 중 60~70%가 지방간이 있다”면서 “지방간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사이상 장애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큰 지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