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4일 (금)

美공장 지닌 롯데바이오, ‘첫 수주’ 소식 없는 이유는

트럼프 관세정책 수혜 가능성…시러큐스 공장 노후화 등 약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지난 1월 열린 JP모건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기업 발표를 하고 있는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그룹이 2022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러큐스시에 있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며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본격 진출했지만 수주 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설립 이후 신규 수주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BMS 공장을 인수하면서 제품 생산 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이후 다른 제약사로부터 일감을 따지는 못했다.

일반적으로 CDMO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첫 수주’로 꼽힌다. 트랙레코드가 쌓이고 검증이 이뤄져야 다른 회사들도 신뢰하고, 일을 맡기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첫 수주가 늦어져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글로벌 제약사 대표들을 만나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지 않으면 최소 25%의 의약품 관세를 물리겠다고 압박했다. 이는 미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롯데바이오가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롯데바이오는 BMS로부터 약 2000억원을 주고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다.

다만 시러큐스 공장이 너무 낡아 신규 수주를 맡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공장은 1943년에 설립돼 한때 세계 페니실린 생산의 70%를 담당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페니실린 생산이 중단된 이후 노후 시설을 바이오의약품 제조 시설로 개조해 3만5000리터의 항체 원료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탈바꿈했다.

롯데바이오는 공장 인수 이후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고, 공장 내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시설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 제조에서는 품질과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최신 설비와 효율적인 생산설비를 갖춘 파트너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롯데의 수주 전략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에서 품질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오래된 공장에서 생산하려면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고, 새로 공장을 짓는 것과 비슷한 규모의 비용을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데, 시장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유지 보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에는 문제가 없고,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에도 무결점 품질 평가를 받았다”라며 “다만 시러큐스 공장 규모가 크진 않은 만큼 송도 바이오캠퍼스가 빨리 완공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는 2027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송도에 총 36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캠퍼스를 건설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국과 뉴욕 두 사이트를 통한 글로벌 지리적 이점을 확보하고 있고, BMS 공장을 인수함으로써 62개 이상의 규제당국에서 GMP(우수의약품제조기준) 승인을 받은 경험과 이를 담당한 인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