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2월 마지막 주는 ‘대상포진 인식주간’이다.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체내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가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인 대상포진의 위험성과 합병증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과 발진을 동반하며, 50대 이상과 면역 저하 환자에게서 발병 위험이 크다.
특히 류마티스 질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대상포진 감염에 더욱 취약하다. 하지만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률은 일반인보다 낮은 편이다. 예방 접종이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접종 후 면역 형성이 잘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류마티스 환자, 대상포진 감염에 더 취약
대상포진은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하지만, 류마티스 질환자는 연령에 관계없이 고위험군에 속한다. 류마티스 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자체적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 되면서 감염 위험이 커진다.
연구에 따르면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률은 일반인보다 2.8배 높았다. 20세 이상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5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보다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 또 대상포진에 감염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입원율은 3.4배, 응급실 방문율은 3.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질환자가 대상포진에 걸리면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한 연구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성루푸스, 류마티스다발근통 등 다양한 류마티스 질환자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 발병 위험이 정상 면역 환자보다 높다고 보고했다.
대상포진 감염은 류마티스 질환 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윤경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치료제 투여를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류마티스 질환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접종, 류마티스 환자에게 선택 아닌 필수

류마티스질환자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대상포진을 완전히 예방하기 어렵다. 따라서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다. 성 교수는 “가끔 진료실에서 온라인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접하고 백신에 두려움을 표하며 접종을 거부하는 환자를 만나기도 한다”며 “일부 환자는 백신 접종이 기저질환을 악화시킬까 봐 우려하지만, 연구 결과 예방 접종 후 류마티스 질환이 악화되거나 이상 반응이 일반인보다 더 많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와 대한감염학회는 예방접종 진료지침에서 50세 이상 류마티스질환자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단,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는 생백신이 금기될 수 있어 백신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현재 대상포진 백신은 1회 접종하는 생백신과 2회 접종하는 유전자재조합백신 두 가지가 있다. 이 중 생백신은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권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용량 스테로이드, 두 가지 이상의 저용량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는 생백신 대신 유전자재조합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미국류마티스학회도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18세 이상 류마티스질환자에게 유전자재조합백신 2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과거 대상포진 이력이 있어도 추가 접종 필요
대상포진은 50세 이상 또는 면역 저하 환자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된 후에도 신경절에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백신을 1회 접종한 경우에도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생백신의 예방 효과는 접종 후 4년 동안 점차 감소한다. 이에 따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생백신 접종자에게 유전자재조합백신을 2회 추가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성 교수는 “최근 류마티스 질환의 치료법이 많이 좋아져, 이제는 류마티스 질환 자체 보다는 자가면역질환과 면역억제 때문에 생기는 여러 바이러스성 질환이나 폐렴 등 다른 감염성 질환의 발병이 류마티스질환자에게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마티스질환자는 치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염 예방이 중요하다. 대상포진도 마찬가지로, 과거 감염됐거나 생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의료진과 상담 후 추가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