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동창회만 있냐? 산부인과 동창회도 있다

73년 역사 부산 일신기독병원, 30만둥이 출생 기념행사…역대 출생자들도 참석해 축하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산부인과, 일신기독병원(병원장 홍경민, 동구 좌천동)이 올해 73주년을 맞는다. 호주장로교 선교사로, 의료인으로 부산에서 활약했던 맥켄지 자매(매혜란, 매혜영) 도움으로 1952년, 설립됐다.

6·25 한국전쟁 탓에 수많은 피난민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변변한 의료기관조차 부족했던 부산에서 ‘일신부인병원’이란 이름으로 출발한, 부산 최초의 여성·영유아병원이기도 했다. 2022년엔 ‘부산미래유산’(생활문화분야)에도 선정됐다.

그 사이 이 병원이 배출한 간호조산사만도 무려 2,600명이 넘는다. 우리나라 전체 조산사의 1/3 수준.

지난해 12월 13일, 여기서 30만 번째 아기가 태어났다. 건강한 남자아이. 이를 계기로 일신기독병원은 18일 오후 2시 부산동구청 대강당에서 ‘30만 명 출생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인구 절벽까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30만 번째 출생아 울음소리가 그만큼 특별하다"는 것이다.

유치원 동창회만 있냐? 산부인과 동창회도 있다
[사진=일신기독병원]
그동안 일신기독병원에서 태어난 5만둥이, 10만둥이, 20만둥이, 25만둥이는 물론 쌍둥이, 다둥이 가족들도 두루 초청한다. 5만둥이로 태어난 1975년생 남자는 나이가 이미 50줄에 들어간다. 또 10만둥이로 태어난 1982년생 여성은 40대 초반. 재밌게도 자신의 아이도 이 병원에서 낳았다. 엄마와 아기가 산부인과 동창인 셈.

그에 앞서 1980년엔 여자 네쌍둥이가 태어나기도 했다. 다들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어 이날 어머니가 대신 참석한다. 사실 병원으로선 "네쌍둥이보다 어머니가 더 주인공"이기도 하다.

총 10남매 중 7명이 이 병원 출신인 사례도 있다. 현재 경남 의령에 사는 박성용-이계정 부부는 모두 10명 아이를 낳았는데, 셋째(2007년생)부터 아홉째까지 모두 7명(남 5명, 여 2명)을 일신기독병원에서 낳았다. 이날 행사에 이들 남매 ‘산부인과 동창’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일신기독병원]
부산시도 후원했다. 박설연 부산시 여성가족국장은 17일 “30만둥이의 탄생을 축하한다"면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나고 대한민국에서 아이 키우기에 '부산이 제일 좋다'는 말을 듣도록 출산·양육 친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