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안 좋다더니…소량 마시면 치매 위험 낮다고?(연구)

비음주자보다 치매 발생 확률 낮아

적당량의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치매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맥주를 적당히 마시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에 2 파인트(약 1100cc)의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약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은 매일 적어도 3 파인트(약 1700cc) 이상 마시는 술꾼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0% 더 높았다. 연구팀은 “ 술을 삼가는 것이 치매에 대한 보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적당한 음주가 치매를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 연구는 음주와 치매의 상관 관계에 대한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연구팀은 이전에 나온 15개 연구에서 자료를 수집했다. 이 연구들에는 60 세 이상 2만 4478 명의 음주 습관과 치매 비율에 대한 자료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전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 △가끔 마시는 사람(하루 에탄올 1.3g) △소량이나 적정량을 마시는 사람(하루 1.3~25g) △적정량에서 많이 마시는 사람(하루 25~45g) △과음을 하는 사람(하루 45g)으로 나눴다. 에탄올은 알코올의 한 종류다.

맥주 한 잔에는 약 16g의 에탄올이 들어 있고, 중간 크기의 와인 한 잔에는 약 18g이 들어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대상자들 중 치매에 걸린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40년의 추적 연구 기간 동안 2124 명이 치매에 걸렸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가끔씩 마시거나 소량이나 적정량을 마시는 사람들은 치매 발생 확률이 22% 낮았다. 또 하루에 2.5 파인트(약 1400cc)를 마시는 사람들은 비음주자에 비해 치매 진단을 받을 위험이 3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을 하는 술꾼들도 비음주자에 비해 치매 발생 확률이 19% 낮았다.

연구팀의 루이즈 뮤턴 박사는 “술을 삼가는 것이 치매로 진단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적당한 수준의 알코올은 뇌에 플라크가 쌓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뇌 플라크 축적은 치매의 명백한 징후로 꼽힌다.

과학자들은 “적당량의 술은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으며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레드와인은 심장을 보호할 수 있으며 이는 치매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나 와인 등의 술을 적당히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

영국 보건 당국은 일주일에 14 유닛 이상의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고 권고한다. 1 유닛(unit)은 알코올 10g으로 맥주로 따지면 약 280cc다. 따라서 일주일에 맥주는 4000cc, 와인은 작은 잔으로 10잔 이상을 마셔서는 안 된다. 이전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다량의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면 고혈압, 뇌졸중, 간질환 및 일부 암뿐만 아니라 치매의 위험이 커진다.

이번 연구 결과(The relationship between alcohol use and dementia in adults aged more than 60 years: a combined analysis of prospective, individual-participant data from 15 international studies)는 의학 저널 ‘중독(Addiction)’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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