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엄마 50% 우울증…탈출구는 어디?

부모 ‘마음챙김’ 필수적…자녀에 대한 악영향은 없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직접 돌보는 엄마들에게는 특히 ‘마음챙김’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청소년·아동의 엄마 가운데 약 50%가 심한 우울증을 보이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엄마의 우울증이 어린이의 행동 증상을 악화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연구 결과에서다. 연구팀은 18개월에 걸쳐 86쌍의청소년·아동-엄마를 대상으로 자녀의 행동 문제와 엄마의 우울증을 반복적으로 측정했다. 연구에 참가한 엄마의 50%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자녀를 뒀고, 엄마의 50%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신경병이 없는 자녀를 뒀다. 자녀는 2~16세였지만 75%가 초등학생 이하였다. 연구 결과, ASD를 가진 자녀를 둔 엄마의 약 50%가 18개월 동안 심한 우울증을 보인 데 비해, ASD가 없는 자녀를 둔 엄마는 이 기간 중 6~13.6%만이 심한 우울증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ASD를 가진 자녀를 둔 엄마의 우울증이 다행히 자녀의 행동 증상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UCSF 다니엘 루비노프 조교수(정신의학)는 “지금까지 엄마의 우울증이 자녀의 정신건강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 수 없었는데, 새로운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환자 엄마의 우울증이 아동의 자폐 스펙트럼 증상의 악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엄마가 자녀의 진단 및 행동 문제에 대해 느끼는 죄책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특히 중요하다. 자녀를 오랜 기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우울증과 씨름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엄마 자신의 우울증이 자녀의 행동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UCSF 엘리사 에펠 교수(정신의학·행동과학)는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매일 어려운 일”이라며 “이는 만성 스트레스의 전형적인 예이기 때문에 엄마의 스트레스와 그 영향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우울증이 더 심한 엄마는 노화 방지 호르몬(클로토)의 수치가 낮고 면역세포 등의 생물학적 노화를 더 빨리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엄마의 우울증과 자폐 스펙트럼 청소년·아동의 금단, 불안감, 감정적 반응 등 내면화 증상 사이의 관련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마음챙김’을 권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제공한 마음챙김 과정을 이수한 참가자들은 어려움을 함께하고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이 연구 결과(Is it me or my child? The association between maternal depression and children’s behavior problems in mothers and their children with or without autism)는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포털 ‘유레카 얼럿(urekalert)’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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