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 번번이 실패…원인은 ‘뇌’에 있다

[사진=magicmine/게티이미지뱅크]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던 시절이 있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귀신이 들렸거나 악마에 씐 사람으로 본 것.

1950년대 이후에는 뇌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정신의학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의 뇌와 정신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언젠가는 1000억 개의 뇌세포와 100조~1000조 개의 시냅스 부위(신경세포의 연결부위)를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만 아직은 ‘소우주’라고 불릴 만큼 뇌는 신비로운 영역이다.

딥러닝을 통해 무수히 학습을 반복한 컴퓨터도 동물과 사물을 구분하지 못하는 실수를 하지만, 태어나 동물을 몇 마리 본 적 없는 어린 아이들도 동물과 사물을 명확히 구분할 정도로 뇌는 복잡하고 정교하다.

때로는 계산이나 분석 없이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바로 ‘직감’이다. 사람이 가진 ‘감’은 마술 영역이 아니다. 뇌의 구조와 기능으로 발생하는 생물학적 현상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의 저서인 ≪뇌를 읽다, 마음을 읽다≫에 따르면 피질하 영역에 많은 정보가 저장돼 서로 얽혀 있어 하나의 자극에도 여러 정보가 동시에 자극을 받으며 단시간에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직감이다. 직감은 이러한 생물학적 현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또, 권 교수에 따르면 1.4kg에 불과한 뇌는 우리의 인생에도 다음과 같은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

뇌는 20살이 넘으면 성장하지 않을까?

뇌의 발달은 5세 이전에 80~90퍼센트가 완성된다. 신생아의 뇌에서는 매초 100만 개 이상의 새로운 신경망이 형성될 정도로 빠르게 발달한다. ‘똑똑한 뇌’를 만들려면 유아기에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자극과 환경에 노출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성인이 된 이후의 뇌는 어떨까? 20살이 넘은 이후에는 더 이상 뇌가 성장하지 않을까? 그렇다. 뇌는 성인이 된 이후 조금씩 퇴행한다. 단, 퇴행만 하는 것은 아니다.

뇌는 반복적인 외부 자극에 의해 신경망의 숫자, 강도, 형태를 강화한다. 이를 ‘뇌 가소성’이라고 하는데, 결국 머리를 계속 쓰면 마냥 퇴화하지만은 않는다는 의미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끊임없이 두뇌를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을 하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해 계획은 왜 작심삼일에 그칠까?

그 해답도 뇌와 연관이 있다. 새해가 되면서 운동, 외국어 공부 등 새로운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을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권 교수는 “인간은 대부분 자신의 행동을 쉽게 조절하지 못한다”며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고 설명했다.

새해 계획을 지킨다는 것은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뇌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오랫동안 강화된 신경망 기능을 바꾸는 일이다. 평생에 거쳐 강화되고 습관화된 부분을 단기간 내에 바꾸려니 쉽지가 않은 것이다.

다행인 것은 앞서 말했듯 뇌는 새로운 자극으로 신경망 연결이 바뀌는 뇌 가소성이 있다. 단, 새로운 연결망이 기존의 강화된 신경망을 이기려면 한두 번으로 될 일이 아니다. 새해 계획을 지키는 데 실패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반복 실천해야 새로운 습관을 만들 수 있다. 반복적인 실천을 위해서는 ‘보상’도 필요하다.

새해가 된 지 나흘째인 오늘 벌써 계획에 실패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반복’과 ‘보상’이라는 키워드를 잘 이용해보는 것이 좋겠다.

이밖에도 이번 책을 통해 뇌가 언어를 습득하는 최적의 시기는 언제인지, 뇌는 유전과 환경 중 어느 쪽의 영향을 더 받는지, 우울증과 우울함은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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