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의대생이 살아만 있어 달라는 가족과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0일 오후 3시50분께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 수중에서 25일 실종됐던 손정민 씨(22)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실종 장소인 수상택시 승강장 약 20m 앞에서 떠내려 오는 시신을 민간구조사의 구조견이 발견했다. 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50) 씨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에게 “머리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길이의 상처들이 나 있었다”면서 “부검을 통해서 아들의 사인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민 씨의 아버지의 요청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신문은 유투브에 ‘한강 실종 대학생 관련 인근 CCTV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정민 씨가 사라진 4월 25일 오전 4시 반 서울 반포 한강공원의 한 편의점 옆 자전거 대여소에서 남성 3명이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서울신문은 정민 씨 주변에 있던 남성들로 추정된다면서 경찰이 이들의 연락처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정민 씨가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지만, 실종 당시 정민 씨의 옷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강 둔치의 안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강은 안전하고 여유로운 강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한 해 250~300구의 변사체가 발견되는 무서운 강이다. 2014년 가수 정애리의 사고를 비롯해 실족으로 인한 익사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경찰 관계자는 “한강에서는 경찰 집계로 재작년 143건, 지난해 118건의 변사체가 발견됐다”면서 “예전에는 매년 250~300구가 발견됐는데 최근 감소한 것이 아니라 집계방법이 바뀌어 119수난구조대에서 잠수수색 중 시신을 발견하면 일단 구조로 잡고 병원에서 최종 변사 처리하기 때문에 이 통계가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매년 사망자는 비슷하며, 이 가운데 80~90%는 자살로, 나머지는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서 그렇지, 실족으로 인한 익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수심이 들쭉날쭉하고 강가에서 1.5m만 들어가도 수면이 얼굴까지 오르는 곳이 적지 않다. 수질이 혼탁해서 얕게 보인다고 강물에 들어갔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강 선상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난간에서 실족하는 경우도 있고, 둔치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졌다 익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6년 홍대클럽에서 실종된 여학생이 한강에서 시신이 발견됐을 때에도 실족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술에 취해서 한강에 발만 담근다고 들어가는 것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경찰 관계자는 “2008년 이후 한강의 자연생태계를 살리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강의 강과 둔치를 구분하는 콘크리트 호안을 부수고 바닥에 돌과 바위를 깔았는데 음주 후에 강에 들어갔다가 돌에 미끄러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술에 취해 미끄러운 돌 때문에 넘어지면 방향 감각을 잃고 한두 발짝만 더 깊이 들어갔다가 익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민 씨의 경우는 타살인지, 실족사인지 부검이 끝나야 알 수가 있다. 그러나 한밤중에 한강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사고의 위험이 큰데도 CCTV가 부족하고 안전장치가 없는 것은 시급히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강 둔치를 비롯한 음주문화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타게 찾은 아들을 졸지에 잃은 손현 씨는 슬픔을 누르고 “범인이 있다면 잡혔으면 좋겠고, 만약 정민이가 잘못한 거라면 아이 죽음을 계기로 사람들이 그곳에서 술을 덜 마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