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흰자위에서 살처럼 돋은 조직이 검은자 쪽으로 자라 들어가는 질환이 있다. '익상편'이다.
심해지면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이 조직의 성장을 안약으로 늦출 가능성이 열렸다. 새로 개발한 안약이 임상시험에서 눈의 충혈을 줄이고 조직이 더 자라는 것도 억제했다.
미국 안과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 클라우드브레이크파마는 4일(현지시간) 익상편 치료용 안약 'CBT-001'의 임상 3상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익상편은 흰자위를 덮는 얇은 막인 결막에서 혈관과 섬유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각막을 침범하는 질환이다. 각막은 검은자 앞쪽을 덮는 투명한 막이다. 눈이 충혈되거나 이물감이 생기며, 심하면 시력까지 떨어진다. 자외선 노출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새 혈관과 섬유조직 자라게 하는 신호 차단
현재는 인공눈물이나 항염증 안약으로 불편한 증상을 덜어준다. 하지만 이런 약으로 이미 자란 조직을 없애기는 어렵다. 병변이 커지면 수술로 제거해야 하며, 수술 후에도 재발할 수 있다.
CBT-001의 주성분은 닌테다닙이다. 새 혈관이 생기고 섬유조직이 늘어나는 과정을 억제하도록 개발한 약물이다.
익상편이 자랄 때 VEGF·PDGF·FGF라는 성장인자가 활발하게 작용한다. 성장인자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조절하는 물질이다. 이들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자극하면 세포 안으로 증식 신호가 전달된다.
닌테다닙은 수용체의 효소 작용을 막아 이러한 신호 전달을 방해한다. 혈관 생성과 섬유조직 증식을 함께 억제해 익상편이 각막 쪽으로 퍼지는 것을 늦추려는 것이다. 단순히 충혈을 가라앉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질환 자체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목표다.
2주째부터 충혈 개선⋯1년 뒤 성장 억제 확인
연구진은 익상편 환자 659명에게 CBT-001 두 가지 농도(0.1%·0.2%) 또는 약효 성분이 없는 대조 안약을 하루 두 차례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두 치료군 모두 3개월째 충혈이 대조군보다 뚜렷하게 줄었다. 회사 측은 투여 2주째부터 개선 효과가 나타나 12개월째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익상편의 성장도 늦췄다. 1년 뒤 치료군은 대조군보다 병변이 각막 쪽으로 덜 자랐다. 두 농도 모두 충혈 개선과 병변 성장 억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회사에 따르면 치료군과 대조군의 병변 길이 변화 차이는 치료 시작 당시 길이의 약 10%에 해당했다. 다만 각 그룹의 병변이 실제로 얼마나 자라거나 줄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부작용도 확인됐다. 각막 표면에 작은 점 모양의 손상이 생기는 '표재성 점상각막염'이 저농도군의 20%, 대조군의 8%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인공눈물로 호전됐지만, 고농도군에서는 이 부작용이 더 자주 나타났다.
CBT-0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개발사가 발표한 임상 3상 주요 결과다. 시력 개선이나 수술 필요성 감소에 관한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안약으로 익상편의 진행을 늦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평소 자외선을 차단하고, 눈에 생긴 조직이 커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면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