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장 깊숙이 보관하던 니트와 목티를 다시 꺼내야 할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입자마자 목이 조이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거나 살갗이 근질거려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단순히 예민한 성격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몸의 감각 체계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참을 수 없는 답답함⋯촉각방어 때문?
촉각은 물체의 질감을 구별하고 몸에 닿는 자극이 위험한지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촉각방어는 이 방어 기능이 과민하게 반응해 해롭지 않은 자극도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상태다.
촉각방어는 피부가 얇은 목에서 흔히 나타난다. 목티를 입거나 목도리를 둘렀을 때 목이 조이는 느낌과 간질거리는 불쾌감이 대표적이다. 목걸이도 불편하고, 미용실 가운이 목에 닿는 것조차 싫다면 촉각방어가 작용한 것일 수 있다.
뇌가 자극에 덜 적응하면⋯어릴수록 겪기 쉬워
촉각방어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신경망이 촉각에 과하게 반응하는 등 신경학적 요인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뇌는 처음 접하는 자극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안전한 감각으로 분류한다. 적응 과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사소한 접촉도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수 있다.
때문에 촉각방어는 영유아기에 흔히 발생하는 편이다. 대부분 자연스레 사라지지만, 큰 심리적 충격을 받으면 촉각방어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ADHD를 앓는 환자도 감각에 예민해 촉각방어를 겪기 쉽다.
니트 입으면 유독 가려워⋯화학물질 탓일 수도
니트는 포근하고 따뜻하지만 가려움이나 따가움을 쉽게 유발한다. 촉각방어 외에도 이유는 다양하다. 옷장에 오래 보관한 니트는 털실 사이에 먼지가 쌓여 집먼지진드기가 살기 쉽고, 이는 가려움의 원인이 된다.
새로 산 니트에는 가공 과정에서 쓰인 포름알데히드나 염색에 쓰는 아조아닐린 성분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런 성분이 맨살에 닿으면 피부를 자극한다. 마찰이 반복되면 피부가 붉어지고 부어오르는 접촉성 피부염으로 번질 수 있다.
가려움을 최소화하려면 니트가 맨살에 바로 닿지 않도록 얇은 면 티셔츠를 받쳐 입는 게 좋다. 오랜만에 꺼냈거나 새로 산 니트는 세탁한 다음 햇빛에 바싹 말린 뒤 입으면 자극이 덜하다.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운 증상이 며칠 동안 이어지면 피부과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
촉각방어는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병에 해당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천을 목에 두르는 시간을 1분 정도에서 시작해 조금씩 늘리면 감각에 서서히 적응할 수 있다. 목에 크림을 바르며 가볍게 누르거나 목 주변 근육을 푸는 등 적당한 자극을 꾸준히 주는 것도 불편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옷을 고르기 힘들 만큼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정신건강의학과 등을 찾는 게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