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무는 한층 맛있어진다. 무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데, 특히 가을에 수확한 무는 단맛이 강하고 아삭한 식감이 두드러진다. 비타민C와 식이섬유 등 몸에 이로운 영양성분이 들어 있어 오래 전부터 ‘가을무는 보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같은 무라도 생으로 먹느냐, 익혀 먹느냐에 따라 맛과 영양성분에 차이가 생긴다. 생으로 먹으면 알싸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고, 익히면 매운맛이 줄고 달큼한 맛이 살아난다. 가을무를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을 알아본다.
생으로 먹으면 알싸한 맛⋯매운맛의 정체는?
농촌진흥청은 가을무를 ‘밭에서 나는 인삼’에 비유해 소개한다. 무에는 비타민C와 칼륨, 식이섬유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 있다. 비타민C는 항산화 작용과 정상적인 면역 기능에 필요하며,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과 정상적인 혈압 유지에 관여한다. 식이섬유는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다.
무 특유의 알싸한 매운맛에는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숨어 있다. 무를 썰거나 씹으면 효소 반응으로 ‘이소티오시아네이트’라는 매운맛 성분이 만들어진다. 이 성분은 항산화·항염 작용 등 다양한 생리활성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무에는 탄수화물 분해에 관여하는 ‘아밀라아제’라는 소화효소도 들어 있다. 이 효소는 밥이나 감자 등에 들어 있는 전분을 분해한다. 무가 예부터 소화를 돕는 식재료로 알려진 이유 중 하나다.
국이나 조림으로 익히면 달큼한 맛⋯소화효소는 어떻게 될까?
무를 국이나 조림으로 익히면 생무의 매운맛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열을 가하면 매운맛 물질을 만드는 효소의 활성이 떨어지고 일부 매운맛 성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의 조직이 연해지면서 본래의 단맛이 더 두드러지고 씹기도 편해진다.
영양성분에도 변화가 생긴다. 생무에 들어 있는 아밀라아제 등 효소는 높은 온도에서 활성을 잃는다. 비타민C 역시 가열 과정에서 일부 손실될 수 있다. 반면 식이섬유는 익힌 뒤에도 남아 있으며, 칼륨 같은 무기질도 열에 의해 파괴되지는 않는다. 다만 일부는 물에 녹아 국물로 빠져나갈 수 있다.
따라서 조리 방법이 중요하다. 국이나 조림을 만들 때는 열에 약한 영양성분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지나치게 오래 가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뭇국은 조리 과정에서 칼륨 등이 국물로 빠져나올 수 있으므로 무와 국물을 함께 먹으면 해당 영양성분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생채·뭇국·무조림⋯어떻게 먹는 게 좋을까
가을무는 조리 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장점을 살릴 수 있다. 부위별 맛의 차이를 고려하면 요리에 더 알맞게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잎과 가까운 윗부분은 단맛이 강하고, 뿌리 끝으로 내려갈수록 매운맛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먼저 ‘무생채’는 생무의 아삭한 식감과 알싸한 풍미를 즐기기 좋은 반찬이다. 단맛이 비교적 강한 윗부분을 활용하면 좋다. 가늘게 채 썬 무에 고춧가루와 식초 등을 곁들이면 새콤달콤하게 먹을 수 있다.
‘뭇국’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식이 생각날 때 잘 어울린다. 단맛과 매운맛이 적당한 중간 부분을 사용하기 좋다. 소고기나 두부 등을 함께 넣으면 무에 부족한 단백질도 보충할 수 있다. 다만 국물까지 먹는 음식인 만큼 소금이나 국간장 사용량을 조절해 싱겁게 끓이는 것이 좋다.
‘무조림’은 무에 양념이 배어들어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요리다. 두툼하게 썬 무를 간장 양념에 조리하면 속까지 간이 배면서 달큼하고 부드러운 맛이 살아난다. 고등어나 갈치 같은 생선과 함께 조리하면 단백질까지 보충할 수 있는 밥도둑 반찬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