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로 허리뼈가 부러진 44세 여성의 몸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소장 일부가 부러진 척추뼈 사이를 통해 척추관 안으로 들어가 끼었고, 장까지 찢어진 상태였다. 결국 손상된 소장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중국 허베이의과대 제3병원 정형외과의 장자오 등 연구진은 이 같은 희귀 사례와 과거 보고된 환자 20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19일 국제학술지 《BMC 외과학(BMC Surgery)》에 발표했다.
여성은 삼륜차를 몰다가 뒤에서 달려온 자동차에 부딪혔다. 사고 직후 허리와 배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양쪽 다리의 감각과 움직임에도 이상이 생겼다.
검사 결과 세 번째 허리뼈가 부러지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허리뼈가 어긋나 있었다. 장에는 가스와 액체가 차올랐다. 의료진이 장에 찬 내용물을 빼내며 치료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사고 나흘 뒤 다른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여성에게서 매우 드문 손상이 발견됐다. 소장 일부가 두 번째와 세 번째 허리뼈 사이의 신경 통로를 지나 척추관 안에 끼어 있었다. 척추관은 척추뼈 안쪽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다.
의료진은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복막 뒤쪽에는 5×4㎝ 크기의 구멍이 있었고, 소장 중간 부분인 공장이 이 틈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끼어 있던 장은 찢어진 상태였다.
의료진은 손상된 장을 잘라내고 남은 부분을 이어 붙였다. 이어 21일 뒤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도 시행했다. 여성은 첫 수술 후 48일째 상태가 안정돼 재활치료를 위해 다른 시설로 옮겼다.
허리뼈가 부러졌는데 어떻게 장까지 끼일 수 있을까.
강한 충격으로 척추뼈가 부러지거나 어긋나면 주변 조직이 찢어지면서 틈이 생길 수 있다. 연구진은 사고 당시 척추가 갑자기 뒤로 꺾이거나 배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장이 틈으로 밀려 들어갔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정확한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이 분석한 환자 21명 중 20명은 교통사고나 추락 등 강한 충격을 겪었다. 가장 흔한 증상은 구토로 11명에게 나타났다. 배가 부풀어 오르거나 복통을 겪은 환자는 각각 9명이었다.
치료 후 12명은 후유증 없이 회복했다. 반면 7명은 신경 손상이 남았고, 1명은 식물상태에 빠졌다. 1명은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 신경 손상은 사고 당시 척추가 다친 것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척추 골절 후 복통이나 구토가 계속된다면 장이 척추뼈 사이에 끼었을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견이 늦어지면 장 조직이 죽거나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매우 드문 합병증을 겪은 환자 21명을 분석한 결과다. 일반적인 척추 골절에서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충북대학교병원 연구진은 2022년 4m 높이에서 떨어진 55세 남성의 소장이 부러진 허리뼈에 끼어, 손상된 장 25㎝를 잘라낸 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21명 분석에도 포함된 환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