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0일 (화)

진행된 황반변성, 시력만 문제일까⋯환자 36명 조사해 보니

이동·계단 오르기 힘들다는 응답, 습성황반변성 환자와 비슷⋯9월 한국 첫 치료제 허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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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모양위축 환자의 안저 사진. 황반 부위에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고 불규칙한 위축 병변이 보인다. 이 병은 시력뿐 아니라 걷기와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까지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진=김안과병원

나이가 들면 눈 한가운데가 흐려지는 병이 있다. 황반변성이다. 그중에는 눈 안쪽 세포가 지도처럼 번지며 서서히 망가지는 '지도모양위축'이 있다. 이 병은 시력뿐 아니라 걷기와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까지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김안과병원은 김재휘·김예지 전문의와 성균관대 의대 공민귀 교수 공동연구팀의 논문이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실렸다고 20일 밝혔다. 논문은 올해 초 게재됐다.

황반변성은 '젖은 형'인 습성과 '마른 형'인 건성으로 나뉜다. 습성에는 눈 주사 치료를 널리 쓴다. 지도모양위축은 건성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심하면 큰 시력 손실로 이어지지만 오랫동안 검증된 치료법이 없어 진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2017~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1만5030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지도모양위축 환자는 36명이었다. 연구팀은 한국인 지도모양위축 환자의 삶의 질을 분석한 첫 연구라고 설명했다.

삶의 질 조사에 응답한 지도모양위축 환자 33명 가운데 이동이 힘들다고 답한 사람은 9명, 일상 활동에 제약을 느낀다고 한 사람은 5명이었다. 계단 오르기가 힘들다는 응답은 13명 중 8명이었다. 습성황반변성 환자는 37명 중 24명으로 비슷했고,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은 40.1%를 기록했다.

건강 상태와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1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삶의 질 지수는 지도모양위축과 습성황반변성 환자 모두 0.93점,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은 0.95점이었다.

현재 흡연자 비율은 지도모양위축 환자가 61.1%로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38.6%)과 습성황반변성 환자(52.1%)보다 높았다. 당뇨병 비율(41.7%)도 비교한 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흡연은 황반변성 진행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표본이 작다. 삶의 질 조사 응답자는 33명, 계단 오르기 문항 응답자는 13명뿐이다.

나이 차이도 크다. 지도모양위축 환자의 평균 나이는 72.5세로,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55.2세)보다 17세 많았다. 논문에서 활동에 제한을 느낀다고 한 비율은 지도모양위축 환자 16.7%,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 7.5%였지만, 나이 차이를 감안하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아니었다. 같은 시점에 조사한 자료를 비교한 연구여서 지도모양위축 때문에 이동이 힘들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왼쪽부터) 김안과병원 김재휘·김예지 전문의, 성균관대 의대 공민귀 교수. 사진=김안과병원

연구팀은 이동과 외출이 힘든 환자를 위해 시각재활 프로그램 같은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 환경은 개선되고 있다.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보체'의 작용을 막는 보체억제제다.

연구팀은 미국에서는 약 3년 전부터 이 약을 쓰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첫 치료제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9월 허가한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아이저베이주'는 시력을 좌우하는 망막 중심부가 아직 보존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김재휘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전문의는 "지도모양위축은 시력 저하뿐 아니라 환자의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황반변성을 진단받았다면 식단조절, 금연 등 질환의 진행 위험을 줄이기 위한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어떤 환자가 치료로 가장 큰 이득을 얻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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