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 (금)

“질 분비물 없애려고”…SNS 민간요법 따라한 30대 여성, 질 점막 손상

암 의심했던 병변, 명반에 의한 화학적 손상으로 확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질 분비물을 없애려고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내용대로 명반 조각을 질 안에 넣은 여성이 화학적 손상을 입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질 분비물을 없애려고 소셜미디어에서 본 민간요법을 따라 한 30대 여성이 질 점막에 심한 손상을 입은 사례가 보고됐다. 여성은 명반(백반) 조각을 질 안에 넣은 뒤 통증과 부종이 심해져 응급실을 찾았다.

네팔 슈리 비렌드라 병원과 네팔군 보건과학연구소 연구진이 보고한 이번 사례는 국제학술지 《Bulletin of the National Research Centre》에 ‘Potash alum-induced chemical vaginitis masquerading as vulvovaginal malignancy: a case report on the perils of digital health misinformation’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부끄러워 진료 미루다 SNS 속 민간요법 따라 해

환자는 세 차례 출산 이력이 있는 33세 여성으로, 몇 달 동안 하얀 질 분비물이 나왔지만 부끄럽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던 중 소셜미디어에서 질 안에 명반을 넣으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영상을 접했다. 지인도 이 방법을 권하자, 여성은 명반 조각을 질 입구 주변에 사용하고 일부를 질 안에 넣었다.

이후 사흘 동안 질 입구 주변의 외음부가 점점 붓고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생겼다. 걷기조차 어려워진 여성은 결국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당시 질 입구는 좁아져 있었고, 주변에는 사마귀처럼 보이는 병변이 있었다. 질 안쪽 점막은 넓게 벗겨져 있었으며, 검은색의 조각 같은 분비물도 관찰됐다. 질 깊숙한 곳에서는 단단하고 모양이 불규칙한 덩어리가 만져졌다.

의료진은 처음에 생식기 사마귀나 외음부·질의 악성종양, 질 안에 남은 이물질 등을 의심했다. 이후 자세한 문진에서 여성이 명반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화학물질에 의한 손상 가능성을 살폈다. 

2㎝ 명반 조각 제거…일주일 뒤 점막 회복

의료진은 질 안에 남아 있던 약 2×2㎝ 크기의 명반 조각과 손상돼 괴사한 조직을 제거했다. 이어 생리식염수로 남은 물질을 씻어내고, 추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항생제와 진통제를 투여했다. 

치료 후 통증과 부종이 줄어든 여성은 입원 나흘째 퇴원했다. 일주일 뒤 추적 진료에서는 질 점막이 회복됐고 분비물도 사라졌다. 

자궁경부 세포검사와 조직검사에서도 암이나 전암성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병력과 치료 경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명반에 의한 화학적 질 손상으로 판단했다.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함부로 따라하지 말아야

여성이 사용한 물질은 칼륨명반으로, 흔히 백반이라고도 부르는 결정성 물질이다. 연구진은 명반이 조직을 수축시키는 성질이 있어 예부터 지혈 등에 쓰여 왔지만, 질 안에 넣는 행동의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질 점막은 바깥쪽 피부와 달리 보호하는 각질층이 없어 자극성 물질에 취약하다. 고체 명반이 녹으면서 접촉 부위에 산성 자극을 가하면 점막이 손상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여성에게 나타난 염증과 점막 손상도 이러한 작용에 따른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가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건강정보를 따라 하는 행동이 실제 신체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질 분비물, 정상적으로도 나와…냄새·가려움 동반하면 진료 필요

질 분비물이 있다고 모두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흔히 ‘냉’이라고 부르는 질 분비물은 가임기 여성에게 정상적으로 나타난다. 정상적인 분비물은 대체로 투명하거나 흰색이며 냄새가 없고, 생리주기와 호르몬 변화에 따라 양과 상태가 달라진다. 배란 무렵 분비물이 늘어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반면 분비물의 색이 탁해지거나 불쾌한 냄새가 나고, 가려움이나 화끈거림,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동반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질염 등이 원인일 수 있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므로 증상만으로 판단해 자가 치료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분비물을 없애려고 질 안을 지나치게 자주 씻는 행동도 주의해야 한다. 질 안에는 외부 미생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약산성 환경을 유지하는 세균이 살고 있다. 알칼리성 세정제를 사용하거나 너무 자주 세척하면 이러한 세균과 질 내부 환경에 영향을 줘 오히려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과도한 질 세척을 피하고, 꽉 끼는 옷보다는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도록 안내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명반을 질 안에 넣으면 왜 위험한가요?
A. 명반이 녹으면서 접촉 부위에 자극을 줘 질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번 여성도 심한 통증과 부종, 점막이 벗겨지는 증상을 겪었습니다. 명반을 질 안에 넣는 방법의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Q2. 질 분비물이 나오면 치료해야 하나요?
A. 질 분비물은 정상적으로도 나오며, 생리주기에 따라 양과 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가려움, 화끈거림, 소변을 볼 때 통증 등이 동반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3. 분비물을 없애려고 질 안을 자주 씻어도 되나요?
A. 과도한 질 내부 세척은 피해야 합니다. 질을 보호하는 세균과 약산성 환경에 영향을 줘 오히려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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