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 (수)

“죽은 아들의 정자로 손주 낳겠다”…법원 허가까지 받은 어머니

아들 잃은 이스라엘 어머니…3년 만에 법원서 정자 사용 허가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사망한 아들의 정자를 이용해 손주를 얻을 수 있도록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사후 채취한 정자는 냉동 보존한 뒤 보조생식술을 통해 임신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들을 잃은 이스라엘의 한 어머니가 사망한 아들의 정자로 손주를 얻을 수 있도록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아들의 아이를 낳겠다는 여성 수백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매체 이스라엘 FM에 따르면 2023년 이스라엘에서 군 복무 중이던 한 남성이 사망했다. 당시 사망 소식을 전하러 온 군인들은 유족에게 고인의 정자를 채취해 보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어머니는 아들의 정자를 냉동 보존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이를 이용해 손주를 얻기 위한 법적 절차에 나섰다.

사망한 사람의 정자를 이용한 임신은 의료 기술로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 여부는 법적 판단을 거쳐야 한다. 어머니는 법원에 아들의 정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고, 2026년 7월 법원이 이를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사망한 아들의 아이를 낳겠다는 수백 명의 여성 지원자도 등장했다. 어머니는 이 가운데 생전 아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여성 한 명을 선택했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임신이나 출산이 이뤄졌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사망 후에도 정자 채취 가능…냉동 보존해 임신 시도

국제학술지 《생식유전학 저널(Journal of Assisted Reproduction and Genetics)》에 따르면 사람이 사망하더라도 몸속 모든 세포가 즉시 죽는 것은 아니다. 혈액순환이 멈춘 뒤에도 일부 세포는 일정 시간 생존할 수 있으며, 정자 역시 일정 시간 수정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사망한 남성의 몸에서 정자를 채취하는 의료 절차를 ’사후 정자 채취(Postmortem Sperm Retrieval·PMSR)’라고 한다.

정자는 고환에서 생성된 뒤 부고환으로 이동해 성숙하고 저장된다. 사망 후에도 일정 시간 고환이나 부고환에 살아 있는 정자가 남아 있을 수 있어 의료진이 수술적 방법으로 이를 채취할 수 있다.

채취한 정자는 상태를 확인한 뒤 냉동 보존한다. 이후 난자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 등을 통해 수정란을 만들고,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사망 후 경과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자의 생존율과 운동성 등이 떨어질 수 있다. 정자 채취 가능 여부는 사망 원인과 경과 시간, 시신 보존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며, 정자를 확보하더라도 임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망자의 생전 동의 여부 두고 윤리적 논쟁

사후 정자 채취와 사용을 둘러싼 윤리적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핵심은 사망한 당사자가 생전에 자신의 정자를 이용한 출산에 동의했는지 여부다.

미국생식의학회(ASRM) 윤리위원회는 사망자의 생식세포를 사용할 때 고인의 생전 의사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전에 자녀를 원했더라도 사망 후 자신의 정자를 이용한 출산까지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유족의 바람과 별개로 고인의 생식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쟁점이다.

태어날 아이의 법적 지위와 친자관계, 양육 환경 등도 고려해야 할 문제다. 사후 정자 사용에 관한 법률과 지침은 국가마다 다르며, 일부 국가에서는 사망자의 명시적인 생전 동의를 요구한다.

이번 사건은 사망한 사람의 정자를 이용해 출산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학적 가능성과 함께, 생식 기술의 활용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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