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 (수)

치명률 18% ‘살인진드기병’⋯현대바이오, 제프티로 치료제 개발 도전

코로나19 임상·해외 동물실험 근거 활용⋯2027년 5월 투약 목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배병준 현대바이오 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범용항바이러스제 제프티(XAFTY) SFTS 임상개발 출정식'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병탁 기자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살인진드기병’으로 알려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을 추진한다. 기존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의 체내 흡수율을 개선한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제프티(XAFTY)'를 활용해 내년 5월 첫 환자 투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범용항바이러스제 제프티(XAFTY) SFTS 임상개발 출정식'에서 제프티의 SFTS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의 안전성·약물 노출 자료와 SFTS 관련 비임상 연구 결과를 근거로 활용할 방침이다.

배병준 현대바이오 사장은 이날 “SFTS는 환자 수만으로 그 중요성을 평가할 수 없는 질환”이라며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효과와 안전성에 관한 근거를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발열과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등이 나타나며 중증으로 진행하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환자 280명이 발생해 41명이 숨졌다. 국내 누적 치명률은 약 18%다.

현재 국내에서 SFTS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없다. 다만 질병관리청은 일본에서 승인된 항바이러스제 아비간(성분명 파비피라비르)을 도입해 비축하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이 개발한 아비간은 2024년 6월 SFTS 치료제로 승인됐다. 임상 3상에서 치명률은 15.8%로, 사전에 설정한 비교 기준인 12.5%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후 환자 진료기록을 추가 분석한 결과 치명률이 28.7%로 나타나면서 최초 비교 기준이 실제 사망 위험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당국은 치료 대안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허가를 결정했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대표는 “임상결과로 효과가 증명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공식 의견이다”면서도 “승인 과정을 문제삼자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승인 과정을 알게 되면 SFTS 치료제가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알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고, PMDA 역시 치료제 없이 자국민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제는 현대바이오가 제프티를 활용해 SFTS 임상 2상에 진입하는 것이다. 제프티는 니클로사마이드의 낮은 용해도와 체내 흡수율을 개선한 경구용 제제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여러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체내 흡수율이 낮아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현대바이오는 앞서 코로나19 환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제프티의 임상 2상을 진행해 인체 안전성과 약물 노출 자료를 확보했다.

제프티의 코로나19 임상시험과 SFTS 세포실험에 참여한 최준용 연세대 의대 교수는 "SFTS 바이러스를 이용한 세포실험에서는 제프티 농도가 높아질수록 SFTS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는 회사와 별개로 외부 독립 연구진이 발표한 두 건의 동물실험도 임상개발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2025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일반 니클로사마이드 투여군의 생존율이 60%였던 반면, 경구 흡수율을 개선한 나노제형 투여군에서는 100%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니클로사마이드가 SFTS 감염 동물의 염증 관련 단백질인 S100A4를 감소시키고 생존율을 개선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최진호 단국대 석좌교수는 니클로사마이드의 낮은 용해도와 생체이용률을 개선한 약물전달기술을 제프티의 핵심 기술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제형에서 확보한 약물 노출이 실제 SFTS 환자에게도 유효한지, 해당 농도에서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바이오는 제프티 투여 시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나타난 수준과 유사한 약물 노출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배병준 사장은 "SFTS 환자가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내년 5월 초 첫 환자 투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식약처 사전상담과 임상시험계획 제출·승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바이오는 베트남에서 뎅기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고 뎅기열 환자를 대상으로 제프티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프티의 범용 항바이러스제로서의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