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1일 (일)

“죽은 사람들이 보인다”⋯총까지 쏜 65세 여성, 매일 먹던 ‘이 약’ 때문?

허리 통증에 아스피린 든 약 하루 15정 이상⋯만성 중독으로 환각, 치료 48시간 뒤 사라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집

허리 통증 때문에 아스피린을 과다 복용한 65세 여성이 죽은 사람이 보이는 환각을 겪고, 그 환영을 향해 총까지 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지 더선이 보도한 최근 《CPC 응급의학(CPC Emergency Medicine)》에 실린 이 사례 보고에 따르면, 이 여성은 수주 동안 아스피린이 함유된 진통제를 하루 15정 이상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각을 겪은 여성은 구급차로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응급실에 이송됐고, 의료진에게 “죽은 사람들이 보인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요청했다. 자신이 본 환영을 향해 총을 쐈다고 보고했다.

정신질환 병력이 없었던 여성에게 의료진은 먼저 신체검사를 시행했다. 여성은 차분하고 협조적이었으며 의식도 명료했다. 급성 고통의 징후는 없었고, 혈압이 높은 점을 제외하면 활력징후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혈액검사에서 혈액이 산성을 띠는 대사성 산증이 확인됐고, 추가 검사에서는 아스피린 성분인 살리실산염의 혈중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하자 원인이 드러났다. 여성은 허리 통증을 줄이려고 아스피린 500mg이 들어 있는 약을 수주 동안 하루 15정 이상 복용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반복적인 과다 복용으로 생긴 만성 살리실산염 중독으로 판단했다. 여성에게는 환각과 이명이 있었지만, 그 밖의 전형적인 급성 아스피린 중독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진은 미시간 중독약물정보센터와 상의한 뒤 정맥 주입 치료를 시작했다. 11시간 뒤 여성의 혈중 살리실산염 농도가 낮아졌고, 48시간 뒤에는 환각이 사라졌다. 여성은 퇴원했으며, 환각이 해소되고 자해 우려도 없어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은 받지 않았다.

의료진은 신경학적 정신과적 증상을 보이는 고령 환자를 진료할 때 만성 살리실산염 중독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스피린은 통증을 줄이는 데 쓰이며, 혈전으로 인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저용량으로 처방되기도 한다.

아스피린을 한꺼번에 많이 복용해 생기는 급성 중독은 심한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이명, 빠른 호흡, 발열,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만성 중독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비교적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

약물이 중추신경계에 쌓이면 혼란이 점차 심해지고 정신 상태가 달라질 수 있으며, 탈수와 고혈압도 나타날 수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중추신경계의 살리실산염 농도가 높아질수록 섬망과 환각이 더 흔하고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 사례를 보고한 의료진은 아스피린이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 부적절한 용량으로 복용하기 쉽고, 고령자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성 중독은 초기 증상만으로 원인을 알아채기 어려워 다른 질환으로 오진하거나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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