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5일 (금)

시아버지 “설거지는 남자들의 몫”… 추석에도 가사 분담, 며느리의 심정은?

WHO “청소-설거지도 훌륭한 신체 활동”…가사 분담은 나를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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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도 가사 분담을 실천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추석 아침 식사를 마치자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은 소파에 편하게 앉아 TV를 보며 담소를 나눈다. 반면에 시아버지와 남편들은 주방에서 열심히 설거지를 한다. 예전에는 이런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요즘은 명절에도 가사 분담을 하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 시아버지가 “설거지는 남자들이 해야지!” 외치며 주방에 들어가자, 앉아 있던 남편들이 재빨리 일어난다. 시아버지는 평소에도 가사 분담을 실천하고 있다. 역시 가정에서도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남자는 부엌에 들어 가면 안 된다” 세대의 변신…왜?

시아버지는 어린 시절 “남자는 부엌에 들어 가면 안 된다” 소리를 듣고 자란 세대이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돌아 가신 어머니가 온갖 집안 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고쳤다. 직장에서 은퇴하기 전에도 청소, 설거지 등을 담당했다. 요리에도 관심을 가져 직접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편은 어릴 때부터 이런 시아버지의 모습보고 자랐다. 현재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확실하게 가사 분담을 실천하고 있다.

남성의 가사 참여 늘고 있지만 …여성의 가사 부담, 남성의 7.7배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남성의 가사노동 생산 규모가 35% 이상 증가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남성은 청소·음식 준비 등 가정 관리 부문에서 5년 전보다 43.6% 늘었다.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도 13.9% 증가했다. 여성은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는 4.0%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가정 관리는 20.6% 늘었다.

남성들의 가사 참여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의 평생 가사노동 시간과 양은 남성보다 월등히 많았다. 전체 가사노동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73% 이상으로 높았다. 여성의 가사 부담은 84세까지 이어졌고, 집안 일을 가장 많이 하는 나이에선 여성의 가사 부담이 남성의 7.7배에 달했다.

자녀 분가 후 부부 둘만 20~30년 … 가사 분담, 선택이 아닌 필수

국가데이터처 자료에서 나이가 들수록 1인 가구 및 부부만 사는 가구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아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노동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청소, 음식 준비 등 가정 관리 부문은 55.9% 늘었다. 요즘은 자녀가 결혼하면 대부분 분가하는 추세다. 20~30년을 부부 2명이 사는 시대다. 남편, 아내 모두 나이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데 아내만 집안 일을 할 순 없다. 이제 가사 분담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이다.

WHO “청소-설거지도 훌륭한 신체 활동”…가사 분담은 나의 건강을 위한 것

집안 일은 귀찮고 힘든 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좋은 신체 활동(운동)으로 생각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청소, 설거지 등 가사도 훌륭한 신체 활동으로 분류하고 있다.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위해선 몸을 움직여야 한다. 특히 중년 이상은 필수다. 정식 운동만 할 게 아니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면서 발뒤꿈치를올리는 동작을 반복해보자. 당뇨병 대란 시대에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식후 오래 앉아 있는 게 가장 나쁘다. 알고 보면 가사 분담은 배우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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