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최예나가 어린 시절 소아암을 앓아 생사의 기로에 섰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최예나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최예나의 어머니는 딸의 집을 방문해 직접 밥을 챙겨주며 "많이 바쁠수록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머니가 이토록 건강을 강조한 이유는 최예나가 어릴 적 목숨이 위태로울 만큼 큰 병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최예나는 "어릴 때 소아암에 걸렸었다. 생사를 왔다갔다 했었다"며 "네 살 때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너무 많이 아파서 병원에서도 가망이 안 보인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무당에게 (나의) 사진을 들고 갔는데, 무슨 죽은 애 사진을 가져왔냐며 던졌다더라"며 "그때 부모님이 어떻게든 살리겠다고 애지중지 키워주셔서 완치됐다"고 전했다.
최예나는 지난 8월 SBS 예능 '내 남은 연애'에서도 "아기 때 소아암, 림프종을 앓았다"고 밝힌 바 있다.



네 살에 앓은 ‘림프종’…면역세포에 생기는 암
림프종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라는 세포에 생기는 암이다. 크게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뉜다. 성인에게도 생기지만 아이에게 생기는 림프종은 흔히 생기는 종류와 진행 양상이 성인과 다르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소아 비호지킨 림프종은 버킷 림프종, 림프모구림프종,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빠르게 자라는 ‘공격성 림프종’이다.
나이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어린아이에서는 비호지킨 림프종이 상대적으로 더 흔하다. 호지킨 림프종은 주로 나이가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나타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호지킨 림프종 발생은 15~19세에서 가장 많다. 0~4세의 발생률은 이 연령대보다 약 30분의 1 수준이다. 비호지킨 림프종 역시 주로 10대에 발생한다. 세 살 미만에서는 드물다. 최예나가 어느 림프종을 앓았는지는 알려지지 얺았다. 여하간 최예나처럼 네 살 무렵 림프종이 생긴 경우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발생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림프종 자체도 소아암 가운데 흔한 암은 아니다. 2026년 발표된 국내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림프종은 총 120건 발생했다. 남자 88건, 여자 32건이었다. 림프종은 14세 이하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의 약 10%를 차지한다. 백혈병과 뇌종양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소아암이다. 매년 소아 100만 명당 약 15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특히 호지킨 림프종은 어린아이보다 청소년에게 더 흔하다. 2023년 국내 통계에서는 10세 이전 호지킨 림프종 발생 사례가 없었고, 15세 이후부터 발생 건수가 늘었다.
왜 생기는지는 대부분 정확히 알 수 없다. 일부 연구에서는 림프구의 유전자 변화가 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추정했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나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선천적인 면역질환, 장기이식 뒤 면역억제 치료 등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소아 림프종 환자의 상당수는 특별한 위험요인을 찾지 못한다.
증상은 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다르다.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림프절이 커져 덩어리처럼 만져질 수 있다. 배가 붓거나 아플 수도 있다. 가슴 안 림프절이 커지면 기침이나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유 없는 발열, 체중 감소, 잠옷이 젖을 정도의 식은땀, 심한 피로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다만 이런 증상은 감염 등 다른 질환에서도 흔하다. 증상만으로 림프종을 판단할 수는 없다.
림프종 외에도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암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백혈병, 뇌·척수 종양, 신경모세포종, 윌름스종양(소아 신장암), 망막모세포종, 뼈암, 연부조직육종 등이 있다.
항암치료가 기본…이제는 ‘살리는 치료’ 넘어 후유증까지 줄여
현재 림프종 치료 성적은 상당히 높아졌다. NCI 자료에서 2013~2019년 진단된 20세 미만 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5년 전체생존율은 98%였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같은 연령에서 약 90%였다. 다만 이는 여러 환자를 합쳐 계산한 수치다. 실제 예후는 림프종 종류와 병기, 암이 생긴 위치, 치료 반응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소아 림프종 치료는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호지킨 림프종은 여러 항암제를 함께 쓰는 항암화학요법이 기본이다. 필요한 경우 암이 있던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더한다.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강도의 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암의 병기와 크기, 증상뿐 아니라 치료 초기에 얼마나 잘 줄어드는지까지 확인한 뒤 항암제 횟수와 방사선 치료 여부를 조절한다.
PET 검사도 이런 과정에 활용된다. 항암치료 도중 암세포의 활동이 빠르게 줄어든 아이에게는 치료 강도를 낮추거나 방사선 치료를 생략하는 방식이 연구·적용되고 있다. 암을 없애는 것만큼 치료 뒤 수십 년을 살아갈 아이의 심장과 폐, 갑상선, 생식 기능 등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성인 치료법을 소아에게 그대로 적용하면서 높은 방사선량에 따른 장기 후유증이 문제가 됐다. 이후 소아 치료는 방사선 범위와 양을 줄이고 항암제 노출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비호지킨 림프종도 여러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는 치료가 중심이다. 다만 암세포 종류에 따라 표적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소아의 고위험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에서는 암세포의 CD20이라는 단백질을 공격하는 표적치료제 ‘리툭시맙’을 항암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국제 3상 임상시험에서는 고위험 소아 B세포 림프종 환자에게 리툭시맙을 추가했을 때 사건 없이 생존하는 비율이 82%에서 94%로 높아졌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리툭시맙은 소아 B세포 림프종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치료가 듣지 않거나 재발한 경우 선택지도 넓어졌다. 비호지킨 림프종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건강한 혈액세포를 다시 만드는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치료)과 CAR-T세포 치료가 일부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다. CAR-T 치료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꺼내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바꾼 뒤 다시 몸에 넣는 방식이다. 호지킨 림프종에서도 브렌툭시맙 베도틴 같은 표적치료제와 니볼루맙·펨브롤리주맙 같은 면역치료제가 재발·불응성 환자 등에 활용되고 있다.
치료 발전은 국내 생존율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이용해 0~14세 소아암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림프종의 5년 상대생존율은 1993~1995년 64.1%에서 2007~2011년 86.6%로 높아졌다. 호지킨 림프종은 같은 기간 84.8%에서 95.1%로 상승했다. 비호지킨 림프종도 58.1%에서 78.8%로 개선됐다. 버킷 림프종 역시 72.4%에서 87.4%로 높아졌다.
이제 소아 림프종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생존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가능한 한 암을 완전히 치료하면서 성장기 치료가 성인이 된 뒤까지 남길 수 있는 후유증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