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3일 (수)

“뇌 하나가 아니다”…뇌 앞쪽과 뒤쪽, 시작 세포부터 달랐다

스탠퍼드대 연구팀, 배아 초기 두 전구세포 계통 확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뇌의 앞쪽과 뒤쪽이 배아 발생 초기부터 서로 다른 세포에서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뇌를 하나의 기관으로 생각한다. 전뇌, 중뇌, 후뇌도 하나의 초기 세포 집단에서 만들어진다는 설명이 널리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뇌의 앞쪽과 뒤쪽이 배아 발생 초기부터 서로 다른 세포에서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발생생물학과 및 줄기세포생물학·재생의학연구소의 카일 M. 로 부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쥐 배아가 몸의 기본 틀을 만드는 낭배형성 단계에서 뇌가 될 초기 세포를 분석해 뇌의 발생 과정을 살폈다. 그 결과, Otx2 유전자를 발현하는 세포는 전뇌와 중뇌로 자랐고, Gbx2 유전자를 발현하는 다른 세포는 후뇌가 됐다. 두 세포 집단은 가장 이른 단계부터 서로 겹치지 않았다.

DNA를 감싸는 염색질도 두 세포 집단에서 달랐다. 염색질은 어떤 유전자를 쓸 수 있는지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두 세포가 처음부터 서로 다른 뇌 영역을 만들도록 정해져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로 부교수는 “뇌의 앞부분은 뒷부분과 완전히 다른 전구세포에서 나온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제 후뇌 뉴런을 배양접시에서 길러 기능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여러 인체 세포로 자랄 수 있는 인간 다능성 줄기세포를 이용해 후뇌 운동뉴런, 즉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신경세포를 만들었다. 이 세포들은 전기 신호인 활동전위를 만들었고, 얼굴과 삼킴 근육을 조절하는 후뇌 영역의 특징도 나타냈다.

진화 과정을 살핀 결과 닭, 제브라피시, 도토리벌레에서도 비슷한 두 기원 구조가 확인됐다. 사람과 약 6억~7억 년 전 갈라진 해파리도 몸 양끝에 두 개의 신경계를 갖고 있다. 연구진은 오늘날 척추동물의 뇌가 원래 따로 있던 두 신경계가 가까이 놓이면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후뇌는 호흡, 수면, 심박, 허기 같은 자동 기능을 조절한다. 얼굴 혀 목 근육을 움직여 말하고 삼키는 기능에도 관여한다. 허기를 조절하는 후뇌 회로는 세마글루타이드 같은 체중 감량 약물이 영향을 미치는 체계 중 하나다.

후뇌 뉴런은 척수성 근위축증(SMA)과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연구에도 중요하다. SMA는 생후 1년 미만 영아의 주요 유전성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ALS는 대개 40~70세에 진단된다. 두 질환에서는 일부 후뇌 뉴런의 기능이 점차 떨어져 삼키기와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살아 있는 환자에게서 뇌간 조직을 얻기는 어렵기 때문에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만든 후뇌 뉴런이 SMA와 ALS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살펴보는 연구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결과는 재생 치료 연구 모델로서,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척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SMA와 ALS가 후뇌 뉴런 기능을 어떻게 바꾸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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