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 (수)

이중턱 지방분해주사, 턱 아닌 곳 사용 뒤 시력저하·신경손상 보고⋯FDA, 경고 강화

FDA, 의약품 안전성 공지로 허가 외 부위 사용 이상사례 129건 확인⋯한국도 같은 성분 주사 여러 품목 허가, 사용 범위는 턱밑 지방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키벨라 공식 의료진용 가이드에 제시된 턱밑 지방 시술 범위. 데옥시콜산 주사는 턱밑 지방층에 사용하며, 아래턱 주변 신경과 침샘·혈관 등 주요 구조물을 피해 주사해야 한다. 사진=Allergan Aesthetics/AbbVie

이중턱 지방을 줄이는 데 쓰는 데옥시콜산 주사제를 허가받지 않은 부위에 사용한 뒤 시력 저하와 신경·근육 손상 같은 이상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5일 의약품 안전성 공지(Drug Safety Communication)를 내고, 미국에서 ‘키벨라(Kybella)’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이 주사제의 허가사항 경고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FDA 이상사례 보고시스템 자료와 의학문헌을 검토한 결과다.

키벨라는 지방세포를 파괴하는 데옥시콜산 주사제로 애브비(AbbVie)가 미국에서 유통한다. 성인의 중등도~중증 턱밑 지방 개선용으로 허가돼 있으며, 한국에도 같은 성분의 이중턱 개선 주사제가 여러 품목 허가돼 있다.

눈 주변에 사용하면 어떤 문제 생길까

키벨라는 2015년 미국에서 이른바 ‘이중턱’을 줄이는 용도로 허가됐다. 대상은 성인의 돌출되거나 과도한 턱밑 지방이다. 다른 부위의 피하지방을 줄이는 용도로는 허가받지 않았다.

FDA가 허가 이후 자료를 살펴본 결과, 데옥시콜산을 턱밑이 아닌 부위에 사용한 뒤 이상사례 129건이 보고됐다.

특히 눈 주변에 사용한 사례에서는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진 경우가 있었다. 얼굴 마비와 감각 이상 등 신경·근육 손상도 보고됐다. 눈 근육의 불수의적 움직임, 근력 저하, 감각저하, 보행 곤란 사례도 있었다.

다만 이 129건을 부작용 발생률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자발적으로 신고된 사례와 의학문헌을 모은 자료라 전체 사용 인원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FDA는 턱밑 이외 부위에 키벨라를 사용하면 신경근육계 이상을 비롯한 심각한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가받지 않은 부위에는 사용하지 말라고도 권고했다.

미국에서 성인의 중등도~중증 턱밑 지방 개선용으로 허가된 데옥시콜산 주사제 ‘키벨라’. FDA는 턱밑 이외 부위 사용 뒤 시력 저하·신경근육계 이상사례 등이 보고되자 허가사항의 경고를 강화했다. 사진=Allergan Aesthetics/AbbVie

턱밑에 맞아도 결절·덩어리 오래 남을 수 있어

주의할 점은 허가 외 부위 사용에만 있는 게 아니다. 허가된 턱밑에 맞았더라도 주사 부위에 덩어리가 오래 남을 수 있다.

FDA는 데옥시콜산 주사 뒤 없어지지 않은 결절(지름 3cm 이하의 작은 덩어리)이나 종괴(3cm보다 큰 덩어리)가 생긴 사례도 117건 확인했다.

보고 당시까지 이런 덩어리가 남아 있던 기간은 평균 143일, 약 5개월이었다. 첫 주사 뒤뿐 아니라 추가 시술 뒤에도 나타났다. FDA는 오래 지속되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존 허가사항에도 아래입술·혀·턱 주변의 신경 손상, 삼킴 곤란, 혈관·주변 조직 손상 등에 대한 주의사항이 들어 있다.

한국도 같은 성분⋯허가 부위는 ‘턱밑’

이런 이유로 이번 FDA 경고는 한국에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같은 데옥시콜산 성분 제품이 이미 여러 품목 허가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데옥시콜산 성분의 ‘벨카이라’가 2017년 허가됐지만 2020년 12월 품목허가가 자진 취하됐다. 이후 대웅제약 ‘브이올렛’, LG화학 ‘벨라콜린’ 등 같은 성분 제품들이 잇따라 허가됐다.

이들 제품의 허가 용도는 성인의 중등도~중증 턱밑 지방 개선이다.

한국 허가사항도 주사 부위를 턱밑으로 제한한다. 브이올렛 허가정보에는 턱밑 이외 피하지방에는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되지 않아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아래턱 주변 신경과 침샘, 갑상선, 혈관 등에 주사하지 말라는 주의사항도 있다.

다만 이번 FDA 조치는 미국 키벨라의 허가사항을 바꾼 것이다. 한국에서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따로 판단한다.

‘지방분해주사’ 이름보다 성분·부위 확인해야

흔히 말하는 ‘지방분해주사’가 모두 데옥시콜산 주사를 뜻하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성분의 주사 시술이 같은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이번 조치는 FDA가 2023년 경고한 미승인 지방분해주사 문제와도 다르다. 당시에는 미국에서 허가되지 않은 제품 사용에 따른 위험을 경고했다. 이번에는 FDA 허가 의약품인 키벨라를 허가받지 않은 부위에 사용했을 때의 위험과 결절·종괴 문제를 허가사항에 새로 반영했다.

시술 전에는 어떤 제품과 성분을 쓰는지, 주사를 맞을 부위가 허가 범위에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데옥시콜산 제품을 턱밑이 아닌 눈 주변이나 배·팔·허벅지 등에 사용하도록 권유받았다면 허가된 사용법인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턱밑에 허가된 방법으로 시술받았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주사 부위에 덩어리가 생겨 오래 남거나 시야 변화, 감각 이상 같은 증상이 계속되면 시술한 의료기관에서 다시 확인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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