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5일 (화)

젖은 신발 신은 68세男⋯골수염·패혈증으로 죽을 뻔, 왜?

혈당관리 잘 못해 말초감각 뚝 떨어져⋯괴사성 연조직 감염과 패혈증으로 목숨 잃을 위기에 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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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사람이 벤치 위에서 신발 끈을 묶고 있다. 쓰레기통 주변에 고여 있던 더러운 물이 쏟어져 젖은 신발을 신은 당뇨병 환자가 괴사성 연조직 감염과 패혈증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을 앓는 68세 남성은 어느 날 빗물에 젖은 신발을 신게 됐다. 그 신발에는 야외 쓰레기통 주변에 고여 있던 빗물이 쏟아져 들어와 있었다. 그는 더러운 물에 젖은 신발을 몇 시간 동안 신고 있었고 양말까지 물에 흠뻑 젖었다. 신발과 마찰을 빚은 발에 붉은 발진과 부기, 물집이 생긴 것을 당일 오후 늦게 발견했다.

이 환자는 약 19년 전 왼쪽 발뒤꿈치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고, 평소에도 가끔 발뒤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이 때문에 이 통증을 만성 후유증으로 가볍게 여기고 병원 진료를 차일피일 미뤘다.

하지만 닷새 동안 증상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졌다. 발뒤꿈치 통증은 맥박이 뛰는 것처럼 욱신거리고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해졌다. 특히 발은 물론 다리 전체가 퉁퉁 부어올랐다. 환자는 스스로 걸을 수조차 없게 됐고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응급실 도착 당시, 환자의 다리는 이미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피부가 보랏빛으로 변했고 고름과 물집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환부에서는 매우 심각한 괴사성 연조직 감염과 패혈증 정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수술실에서 조직 및 고름 배양 검사를 했다. 그 결과, 환자 감염의 주범은 민물(담수)에 사는 그람 음성균인 ‘아에로모나스 히드로필라(Aeromonas hydrophila)’ 복합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뼈 조직 생검에서는 급성 골수염이 동반된 골괴사 증상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즉각 환자의 죽은 괴사 조직을 제거한 뒤 광범위 항생제 정맥주사로 6주간 치료했다. 환자는 겨우 위기를 넘기고 치료를 이어갔다.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의 폰세 보건과학대(의대) 내과가 이 사례를 연구한 결과(Aeromonas hydrophila Necrotizing Soft-Tissue Infection With Acute-on-Chronic Calcaneal Osteomyelitis Following Freshwater Exposure in a Patient With Poorly Controlled Diabetes Mellitus)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 환자가 감염된 그람 음성균인 ‘아에로모나스 히드로필라’ 복합체는 물에 노출됐을 때 피부 상처로 침투해 강력한 독소를 뿜어내 조직을 순식간에 파괴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말초 감각이 뚝 떨어진다. 이 때문에 작은 상처나 세균 침입을 즉각 알아채기 어렵고, 면역 방어력이 무너진 상태여서 치명적인 감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평소 당뇨병 등 만성병을 앓아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사소한 물놀이나 빗물 노출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젖은 신발이나 양말을 방치하면 피부 마찰이 발생하고 작은 상처라도 나면 세균이 쉽게 파고들 수 있다. 발에 상처가 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고, 물놀이나 빗물 접촉 후 피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의료진도 환자의 환경적 노출과 병력을 두루 청취한 뒤 대처를 서둘러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그람 음성균인 ‘아에로모나스 히드로필라’(Aeromonas hydrophila)는 어떤 세균인가요?

A1. 주로 민물이나 강, 호수 등 수생 환경에 널리 서식하는 그람 음성 세균입니다.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오염된 물에 노출되면 피부와 연조직이 순식간에 썩어 들어가는 괴사성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Q2. 당뇨병 환자가 물에 노출되었을 때 왜 더 위험한가요?

A2. 혈당 수치가 높아 세균과 싸우는 신체 면역 방어력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말초신경병증 때문에 발에 상처가 나거나 빗물 등에 젖어도 통증이나 이상 징후를 민감하게 느끼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Q3. 다리 감염이 의심될 때 가장 중요한 대처 방법은 무엇인가요?

A3.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괴사성 연조직 감염은 치료를 서둘러야 생명과 사지를 지킬 수 있습니다. 방사선 검사나 영상 진단이 치료를 지연시켜서는 안 되며, 신속한 외과 수술로 감염원을 제거하고 항생제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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