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면홍조와 브레인포그 완화를 내세운 갱년기 영양제의 성분과 용량이 제품마다 크게 달랐고, 증상 개선 효과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의 절반가량에는 비타민D가 없었고, 칼슘을 넣은 제품은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EGA 여성건강연구소와 퀸메리 런던대 바츠·런던 의치학대학의 포피 설리번 연구원, 옥스퍼드대 너필드 일차보건의료과학부의 앤마리 보일런 박사, UCL EGA 여성건강연구소의 조이스 캐서린 하퍼 교수 연구팀은 영국에서 판매되는 갱년기 보충제 201종을 분석해 이같이 나타났다고 학술지 《갱년기(Climacteric)》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영국 주요 유통업체 9곳과 구글 쇼핑에서 ‘갱년기’와 ‘갱년기 보충제’를 검색했다. 제품명이나 설명에 갱년기를 뜻하는 표현이 들어간 제품을 골라 중복 품목, 묶음 상품, 단종 제품을 제외한 뒤 성분과 표시 용량, 월별 비용을 비교했다.
제품마다 공통으로 들어간 단일 성분이나 성분군은 없었다. 허브를 포함한 제품은 80.1%, 비타민 함유 제품은 76.6%, 식물성 에스트로겐 함유 제품은 74.1%였다. 허브 중에는 세이지가 42.8%로 가장 많았고, 식물성 에스트로겐 가운데서는 레드 클로버가 38.8%로 가장 흔했다.
비타민D를 담지 않은 제품은 절반가량이었고, 칼슘 함유 제품은 23.9%에 그쳤다. 제품 한 달분 가격은1.50파운드(약 2700원)에서 95파운드(약 17만3000원)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설리번 연구원은 제품별 비타민·미네랄 용량 차이가 큰 점도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비타민D를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혈중 칼슘 수치가 높아져 구토나 혼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간 발한 완화 성분으로 쓰이는 블랙코호시는 간 독성 위험 가능성이 있는 식물성 성분으로 언급됐다.
하퍼 교수는 갱년기 보충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많은 제품의 증상 개선 효과를 뒷받침할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나 인플루언서의 홍보는 근거가 약한 정보를 퍼뜨리고, 여성들의 지출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진은 어떤 성분이 갱년기 증상 완화에 실제로 도움이 되고 안전한지 확인하려면 임상시험을 포함한 고품질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일런 박사는 균형 잡힌 식단만으로도 보충제 속 비타민과 미네랄 상당수를 섭취할 수 있으며, 일상에 지장을 주는 증상은 의료진과 상담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