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암은 암세포에 어떤 유전자 변이가 생겼느냐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HER2 변이 폐암이 대표적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2~4%에서 발견되는 드문 유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현지시간) 바이엘의 먹는 표적항암제 ‘하이르누오(Hyrnuo·성분명 세바버티닙)’를 HER2 변이가 있는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가속승인했다.
하이르누오는 지난해 11월 처음 가속승인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이미 다른 전신치료를 받은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승인으로 대상이 넓어져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환자도 쓸 수 있게 됐다.
가속승인은 중증질환 치료제의 효과가 기대될 때 생존기간 연장 같은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암 크기 감소처럼 실제 치료 이득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근거로 먼저 승인하는 제도다.
대신 제약사는 이후 확증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다시 입증해야 한다. 효과가 확인되지 않으면 FDA가 승인을 철회할 수도 있다.
치료 처음 시작한 환자 4명 중 3명서 암 줄어
승인 근거는 바이엘이 진행한 1·2상 임상시험 SOHO-01이다. 진행성 폐암에 대해 전신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환자 69명 가운데 75%에서 암이 사라지거나 일정 기준 이상 줄었다.
반응을 보인 환자의 73%는 효과가 6개월 이상 이어졌고, 38%는 1년 이상 지속됐다. 여기서 75%는 생존율이나 완치율이 아니라 암 크기가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하이르누오는 HER2의 작용을 억제해 암세포가 자라는 신호를 막는 표적항암제다.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폭넓게 공격하는 세포독성 항암제와 작용 방식이 다르다.
다만 표적항암제라고 해서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은 아니다. SOHO-01 임상시험에서도 설사와 발진 등이 흔하게 나타났다. 하이르누오는 20mg을 하루 두 번 음식과 함께 복용한다.
HER2 변이 폐암, 첫 치료 선택지 추가
하이르누오가 HER2 변이 폐암 환자가 첫 치료부터 쓸 수 있는 최초의 표적약은 아니다. FDA는 지난 2월 베링거인겔하임의 먹는 표적항암제 ‘헤르넥세오스(Hernexeos·성분명 종거티닙)’도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 범위를 넓혔다.
이번 승인으로 HER2 변이가 확인된 진행성 폐암 환자가 첫 치료부터 선택할 수 있는 먹는 표적항암제가 하나 더 늘었다.
하이르누오는 현재 무작위 3상 임상시험 SOHO-02에서 표준치료와 직접 비교되고 있다. 이 시험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 등을 살펴 실제 치료 이득을 다시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