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 (월)

“숨 차서 봤더니 가슴이 푹…” 12세 소녀 짓누른 ‘희귀병’ 정체는?

얼굴·어깨 근육 약해지는 ‘안면견갑상완 근이영양증’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승모근이 도드라지고 견갑골이 등 뒤로 튀어나온 12세 소녀의 모습. 가슴은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었고, 양쪽 갈비뼈 아래쪽은 바깥으로 벌어져 있다. 사진=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희귀질환을 앓던 10대 소녀에게 가슴뼈가 심하게 안쪽으로 꺼지는 ‘오목가슴’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중국 국가아동건강센터·수도의과대학 베이징아동병원에 따르면, 12세 소녀가 약 5년 전부터 가슴 한가운데가 점점 안쪽으로 들어가는 증상을 겪었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증상이 크게 악화됐다.

운동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증상도 잦았다. 소녀에게는 이미 안면견갑상완 근이영양증(FSHD)이라는 병이 있었다. 얼굴과 어깨, 팔 주변 근육이 서서히 약해지고 줄어드는 유전성 근육질환이다. 이로 인해 3세 무렵부터 얼굴 표정이 어색해지는 변화도 겪었다.

병원 검사에서도 근육 약화가 뚜렷했다. 눈꺼풀과 입을 꽉 다물기 어려웠다. 볼에 바람을 넣는 것도 힘들었다. 팔을 위로 올리는 동작에도 제한이 있었다. 어깨뼈가 등 뒤로 튀어나오는 ‘날개어깨’ 증상도 관찰됐다.

가슴뼈 깊게 꺼지며 폐까지 압박

문제는 점점 심해지는 오목가슴이었다. 오목가슴은 가슴 중앙의 흉골(가슴 한가운데 있는 뼈)과 주변 갈비연골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가슴 안 공간이 좁아지면서 폐가 충분히 펴지지 못한다.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할러 지수는 4.8이었다. 할러 지수는 가슴이 얼마나 심하게 안쪽으로 꺼졌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정상은 약 2.5이며, 일반적으로 3.25 이상이면 심한 오목가슴으로 본다. 폐 기능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 노력성 폐활량(FVC)이 정상치의 48%에 불과했다. 노력성 폐활량은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뒤 힘껏 내쉴 수 있는 공기의 양이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의 경우 호흡근 자체의 약화뿐 아니라 심하게 꺼진 가슴이 폐를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호흡곤란의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안면견갑상완 근이영양증 환자는 숨을 쉬는 데 필요한 근육도 약해질 수 있다. 여기에 오목가슴까지 심해지면 가슴 안쪽 공간이 좁아져 폐가 펴지기 더 어렵다.

오목가슴 펴는 수술 후 폐 기능 개선

의료진은 너스 수술(Nuss procedure)을 시행했다. 가슴 안쪽에 휘어진 금속 막대를 넣은 뒤 이를 돌려, 안으로 꺼진 흉골을 바깥쪽으로 밀어 올리는 오목가슴 교정 수술이다. 환자는 근육이 이미 약해진 상태여서 마취 과정에서도 근육 이완제(근육의 힘을 빼는 약)를 쓰지 않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수술 3일 뒤 검사에서는 금속 막대가 제자리에 잘 있었고, 움푹 들어갔던 가슴도 잘 교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달 뒤에는 통증이나 특별한 불편감도 없었다. 6개월 뒤에는 호흡 기능도 크게 좋아졌다. 수술 전 정상 예상치의 48%였던 노력성 폐활량이 62%까지 상승했다. 운동이나 일상생활 중 느꼈던 가슴 답답함과 숨참도 크게 줄었다.

의료진은 “심한 오목가슴 때문에 가슴이 물리적으로 눌리는 문제가 큰 안면견갑상완 근이영양증 환자라면, 신중한 평가를 거쳐 수술로 교정했을 때 폐 기능이 실제로 좋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다만 안면견갑상완 근이영양증 환자는 호흡 근육 자체가 약할 수 있어 수술과 마취에 더 주의해야 한다. 의료진은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신경과와 호흡기 분야, 마취과 등의 평가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례는 최근 국제 학술지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게재됐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