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C녹십자가 기존 독감백신에 새로운 면역기전을 더한 차세대 백신 개발에 나선다. 매년 변이를 거듭하는 독감 바이러스에 더 폭넓게 대응하는 백신을 만드는 게 목표다.
GC녹십자는 프랑스 백신기업 오시백스(Osivax)와 차세대 독감백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양사는 GC녹십자의 계절성 독감백신 ‘지씨플루’와 오시백스가 개발 중인 A형 독감백신 후보물질 ‘OVX836’을 한 번에 맞을 수 있는 복합백신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러스 ‘겉’과 ‘속’ 함께 노려
두 백신은 작용하는 지점이 다르다.
지씨플루는 독감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헤마글루티닌(HA)’을 표적으로 삼는다.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의 B세포가 HA를 알아보는 항체를 만들고, 이후 같은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이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
문제는 독감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이 자주 변한다는 점이다.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백신에 사용한 바이러스의 차이가 커지면 예방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
OVX836은 바이러스 겉이 아닌 안쪽을 노린다. 표적은 ‘핵단백질(NP)’이다. NP는 HA 같은 표면 단백질보다 변이가 상대적으로 적다.
OVX836은 이 단백질을 이용해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는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백신이 바이러스 표면을 겨냥한 항체 반응을 만든다면, OVX836은 상대적으로 잘 변하지 않는 내부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성 면역을 보태는 셈이다.
양사는 두 가지 면역반응을 한 백신에 담아 계절성 독감은 물론 새롭게 나타나는 독감 바이러스에도 더 넓게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복합백신 자체의 예방 효과가 실제로 얼마나 높아질지는 앞으로 임상시험에서 확인해야 한다.
OVX836, 현재 임상 2b상
OVX836은 아직 허가받은 백신이 아니다. 현재 임상시험 단계의 후보물질이다.
오시백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7건의 임상시험에서 4000명 이상에게 투여됐다. 현재는 건강한 성인 2850명을 대상으로 A형 독감 예방 효과와 안전성 등을 살펴보는 임상 2b상이 진행 중이다.
앞선 임상 2a상에서는 OVX836을 다른 계절성 독감백신과 함께 투여했을 때 두 백신이 각각 유도하는 면역반응이 크게 방해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당시 연구는 두 백신을 함께 맞았을 때 예방 효과가 더 높아지는지를 확인한 시험은 아니었다. 안전성과 면역반응을 살펴본 단계였다.
이번 협력에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OVX836과 지씨플루를 아예 하나의 주사제로 묶어 복합백신으로 개발한다.
지씨플루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를 받은 계절성 독감백신이다. PQ는 WHO가 백신의 품질과 안전성, 효과 등을 평가해 국제기구 조달 등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제도다.
한국 독점권 확보⋯해외 상용화 땐 로열티·장기 공급
계약에 따라 오시백스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 지씨플루를 OVX836과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GC녹십자가 복합백신의 독점 권리를 갖는다.
해외에서 제품이 상용화되면 GC녹십자는 로열티를 받고 지씨플루도 장기간 공급한다. 계약금이나 로열티 비율 등 구체적인 재무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기존 계절성 독감 예방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복합백신 후보물질을 오시백스와 함께 개발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협력이 주요 선진 시장 진출 확대와 한국 내 입지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알렉상드르 르 베르 오시백스 대표 겸 공동설립자는 “지속적으로 변이하는 독감 바이러스에 더 넓고 장기적인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는 접근법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크다”며 “오시백스의 T세포 중심 기술과 GC녹십자의 독감백신 개발·생산 경험을 결합해 차세대 백신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