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2일 (수)

“나도 근수저?” 유독 근육 잘 붙는 사람…몸속에 ‘이 유전자’ 있다?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성장호르몬 신호 강하게 전달해 근육량 최대 0.5kg 늘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도 유독 근육이 잘 붙는 ‘근수저’라면 아주 오래전 조상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동을 조금만 해도 근육이 쑥쑥 붙는 ‘근수저’라면 유전자 덕분일 수도 있겠다. 근육에 대한 성장호르몬의 효과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변이를 물려받은 사람에게서 더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협회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한 성장호르몬 수용체 유전자 변이가 현대인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진도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됐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만들어진 뒤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이동한다. 세포 표면의 성장호르몬 수용체와 결합하면 세포 성장과 근육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된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형 수용체가 현생인류형 수용체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가 네안데르탈인형 또는 현생인류형 성장호르몬 수용체를 갖도록 조작하고 성장 속도를 비교했다. 네안데르탈인형 수용체를 가진 세포는 같은 양의 성장호르몬에 노출됐을 때 더 강하게 반응했으며, 현생인류형 수용체를 가진 세포보다 약 40% 빠르게 성장했다.

현대인의 신체적 특징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변이를 부모 중 한 명에게서 물려받은 사람은 근육량이 평균 약 270g 더 많았다. 부모 양쪽에서 변이를 하나씩 받은 사람은 평균 약 500g 더 많은 근육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변이를 보유한 사람은 팔과 다리가 더 튼튼하고 엉덩이가 컸으며 골반도 더 넓었다. 턱 모양과 치아 뿌리에서도 네안데르탈인을 떠올리게 하는 특징이 발견됐다. 이런 차이는 11세 미만 어린이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아, 유전자 변이의 영향이 사춘기의 급격한 성장기에 두드러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변이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인구의 최대 24%에서 발견됐다. 유럽에서는 보유 비율이 0.5%에 그쳤으며, 아프리카계 인구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난 뒤 약 4만7000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교배하면서 이 변이를 얻은 것으로 봤다.

남아시아에서 변이가 흔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생존이나 생활에 이점을 줬을 가능성이 있으며, 소수 집단이 새로운 인구를 형성하면서 특정 유전자가 높은 비율로 남는 ‘창시자 효과’도 원인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이 변이 하나만으로 네안데르탈인의 튼튼한 체격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체 형태와 근력은 여러 유전자와 생활환경, 운동 등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카롤린스카연구소 미리암 베라이터 연구원은 “네안데르탈인형 성장호르몬 수용체도 훈련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네안데르탈인을 연상시키는 현대인의 신체적 특징을 특정 유전자 변이와 연결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수석저자인 휴고 제베르그 박사는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은 단 하나의 유전적 변화가 오늘날에도 인간의 몸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한편 , 진화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전체 유전체의 약 1~3%를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았다. 동아시아인의 네안데르탈인 유래 DNA 비율은 유럽인보다 평균 약 12~20%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