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5일 (수)

스트레스 잊으려 마신 술…충격적 사건 뒤엔 우울 증상 심각히 악화

강북삼성병원, 직장인 8432명 분석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술에 취하면 당장 몸과 마음의 고통이 없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로 ‘음주’가 꼽힌다.

알코올은 단기적으로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수용체를 자극한다. 취했을 때 긴장감이 줄어들고 마음이 일시적으로 편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몸도 함께 이완된다. 근육이 부드러워지며, 심장 두근거림이나 불안감도 함께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나 심적 고통을 달래기 위해 술을 찾는 습관은 오히려 우울증 위험을 대폭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는 술 먹어도 우울증 위험↑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전상원·조성준 교수, 문지완 전공의)은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에서 정신 건강검진을 받은 한국 직장인 8432명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다양한 생활 스트레스 요인과 우울 증상의 관계에서 음주가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생활 스트레스 요인은 △예상치 못한 사건(교통사고, 범죄 피해, 안전사고 등) △질병 △대인관계 갈등 △직장 스트레스 등으로 나눴다.

그 결과, 여러 스트레스 요인 중에서도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경험했을 때 우울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소 음주량이 많거나 알코올 의존 경향이 높을수록 우울 증상이 심각하게 나빠졌다.

충격적인 사건이나 트라우마를 겪을 정도의 경험을 했을 때, 술에 의존하면 오히려 정신건강이 위험해진 것이다.

취하면 스트레스 잊는다고? 후폭풍 더 강하게 온다

전상원 교수는 “술에 의존하는 대처 방식은 단기적으로 신체와 정신의 고통을 완화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길게 보면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알코올은 뇌의 회복력을 떨어뜨린다. 뇌가 알코올에 적응하면 같은 양으로는 효과가 줄어들고, 술이 깰 때 불안과 스트레스가 더 크게 반사돼 찾아온다.

또 충격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술에 취하는 일이 반복되면 뇌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이 약해진다. 알코올은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오히려 높이기 때문이다.

조성준 교수는 “교통사고나 범죄 등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었다면 건강한 스트레스 관리 체계를 세우기 위한 상담 등을 통해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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