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주요 전통제약사 5곳이 올해 2분기 대체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회사별 수익성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기술료가 실적에 반영됐고, 대웅제약은 나보타 수출 확대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반면 종근당은 도입 품목 증가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GC녹십자는 고마진 제품 매출이 하반기로 밀리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의 잠정실적을 단순 합산하면, 5개사의 2분기 매출은 약 2조3780억원, 영업이익은 약 2910억원이다. 전년 동기 합산액보다 각각 7.5%, 33.5% 늘었다. 다만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연결 기준, 유한양행·대웅제약·종근당은 별도 기준이어서 동일한 회계 범위로 비교한 수치는 아니다.
두드러진 실적을 보인 곳은 한미약품이다. 회사는 2분기 매출 4672억원, 영업이익 131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매출 3613억원, 영업이익 604억원)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3%, 116.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16.7%에서 올해 28.1%로 11.4%p 높아졌다. 한미약품의 이익 증가에는 미국 일라이 릴리에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를 기술이전하면서 받은 1100억원대 선급금이 크게 영향을 줬다. 로수젯 등 국내 주력 제품과 글로벌 제약사의 공동판매 매출이 기초체력을 받치고 있다.
대웅제약은 2분기 매출 4002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매출 3639억원, 영업이익 625억원) 대비 각각 10.0%, 23.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7.2%에서 19.3%로 높아져 한미약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수익성 개선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이끌었다. 나보타의 2분기 매출은 1034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수출액은 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2% 증가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유통망 재고 조정으로 출하 매출이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회사 측은 하반기부터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6140억원, 영업이익 6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액 5562억원, 영업이익 456억원) 대비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34.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2%에서 10.0%로 상승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5월 렉라자의 유럽 상업화에 따라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약 3000만달러, 한화 약 450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한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종근당은 매출이 성장했음에도 수익성은 후퇴했다. 2분기 매출은 4754억원으로 전년 동기(4296억원)보다 10.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전년 동기(222억원) 대비 10.1% 감소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5.2%에서 4.2%로 낮아졌다. 위고비 등 외부 도입 품목의 판매 확대가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수익성은 후퇴했다. 삼성증권은 위고비 도입에 따른 원가율 상승과 연구개발비·광고선전비 중심의 판매관리비 증가가 수익성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종근당의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GC녹십자는 5개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분기 매출은 4212억원, 영업이익 17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5003억원, 영업이익 274억원) 대비 각각 15.8%, 93.8% 감소했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5.5%에서 0.4%로 떨어졌다. GC녹십자웰빙 지분 매각으로 해당 회사의 실적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된 데다, 독감백신 원액은 균주 표준품 확보 지연으로 생산 일정이 순연됐다. 헌터라제 해외 매출도 수출 일정 지연으로 감소했고, 알리글로 역시 약 100억원 규모의 매출이 다음 분기로 넘어가면서 고마진 품목의 실적 공백이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GC녹십자의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6만원으로, 신영증권은 21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2분기 전통제약사들의 성적은 단순한 매출 규모보다 어떤 품목과 수익이 매출에 포함됐는지가 영업이익을 좌우했다. 기술료와 고마진 수출 품목을 확보한 회사들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종근당은 도입 품목 비중 확대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후퇴했고, GC녹십자는 고마진 제품의 매출 이연과 연결 자회사 제외가 겹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