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2일 (일)

30대 여성 식도에서 나온 22cm 주걱…‘폭식증’ 앓았다던데, 무슨 일?

구토 유도하다 실수로 삼켜…신속한 기도 확보와 이물질 제거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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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 당시 촬영한 흉부 X선 사진. 가슴 중앙 부위 길이 22.5cm, 너비는 8mm에 달하는 주걱이 보인다. 작은 사진은 실제 여성의 식도에서 꺼낸 주걱. 사진=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폭식증을 앓던 30대 여성이 구토를 시도하다 커다란 주걱을 삼켜 응급 치료를 받은 사례가 전해졌다.

미국 토머스제퍼슨대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의료진은 7월 31일 국제학술지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34세 여성의 사례를 공개했다.

구토 유도하다 주걱 삼켜…식도 입구부터 가슴까지 걸쳐

의료진에 따르면 여성은 불안장애와 신경성 폭식증 병력이 있었다. 신경성 폭식증은 많은 양의 음식을 먹은 뒤 체중 증가를 막으려고 구토 등 보상 행동을 반복하는 섭식장애다. 여성은 오랫동안 음식 섭취를 제한하고 구토하는 행동을 반복해왔다.

사고 당일에도 구토를 유도하던 중 주걱을 실수로 삼킨 것이었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혈압 등 활력징후는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침을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숨쉬기 편하도록 몸을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엑스레이를 찍자 목에서 가슴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22.5cm, 폭 8mm의 막대 모양 물체가 확인됐다. 주걱 끝부분은 식도로 들어가는 입구 부근에 걸려 있었다.

의료진은 곧바로 수술실로 옮겼다.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가느다란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기도에 관을 넣었다. 이후 영상후두경으로 위치를 확인하면서 집게를 이용해 주걱을 꺼냈다.

다행히 식도와 위를 다시 살펴본 결과 찢어짐이나 구멍은 발견되지 않았다. 여성은 다음 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 뒤 퇴원했다.

의료진은 “큰 이물질을 삼킨 환자는 신속하게 기도를 확보하고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며 “세심한 기도 관리와 시야 확보를 통해 더 침습적인 수술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경성 폭식증, 반복되는 구토 자체도 합병증 유발 위험

성인이 이물질을 삼키는 일은 정신질환이나 인지장애 등이 있는 사람에게서 비교적 자주 보고된다. 대부분 작은 이물질은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크고 딱딱한 물체는 식도를 막아버리거나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침조차 삼키지 못할 정도로 식도가 완전히 막혔다면 응급 상황이다. 연구팀은 관련 진료지침이 이런 경우 2시간 이내, 늦어도 6시간 안에 내시경으로 이물질을 제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성 폭식증 자체 치료도 중요하다. 반복적인 구토가 식도와 위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어서다. 영양 부족이나 전해질 이상도 생길 수 있다. 실제 이 여성은 혈액검사에서 인 수치가 1.7mg/dL로 낮았다. 의료진은 영양 섭취를 다시 늘리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와 영양실조 위험도 설명했다.

연구팀은 “신경성 폭식증 환자의 큰 이물질 삼킴 사고는 급성 기도 문제뿐 아니라 반복적인 구토로 인한 만성적인 합병증과 재발 위험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여러 진료과가 함께 치료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은 입원을 통한 섭식장애 치료는 거절했다. 대신 퇴원 후 정신건강 치료와 추적 관찰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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