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2일 (일)

"더위 먹은 줄 알았는데"…두통·구토하던 14세 소녀, 사물이 둘로 보이더니 '뇌암'

CT·MRI서 5cm 종양 발견…수술로 제거 어려운 ‘미만성 정중선 신경교종’ 진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무더위 탓으로 여겼던 두통이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뇌종양의 신호였던 14세 소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저스트기빙 모금페이지

무더위 탓으로 여겼던 두통이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뇌종양의 신호였던 14세 소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더선 보도에 따르면 노샘프턴셔주 코비에 사는 애너벨 로빈슨은 지난 6월 두통과 구토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모는 다른 남매가 앓았던 장염이 옮았거나 더운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일반의(GP)와 전화로 상담한 뒤 시력검사를 예약하고 화면을 보는 시간을 줄이라는 조언을 받았다. 일주일 뒤 애너벨은 사물이 두 개로 보이기 시작했고 오른쪽 눈도 안쪽으로 돌아가 내사시 증상을 보였다. 케터링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시행한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는 뇌에 생긴 5cm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다.

애너벨은 어린이병원으로 옮겨져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빠르게 진행되고 완치가 어려운 뇌종양인 ‘미만성 정중선 신경교종(DMG)’이었다. 종양세포가 뇌 조직 사이로 뻗어 있고 수술하기 어려운 부위에 자리 잡아 제거할 수 없었다. 의료진은 부모에게 애너벨의 남은 시간이 9∼12개월이라고 설명했다.

애너벨은 뇌척수액을 빼내고 뇌압을 낮추기 위해 뇌실복강단락술을 받았다. 입원 일주일 뒤 단락 장치와 관련된 대장균성 뇌수막염에 걸려 외부뇌실배액관을 다시 삽입했다. 조직검사 수술 뒤에는 의식을 되찾는 데 3일이 걸렸으며, 정상적으로 말하거나 자유롭게 움직이는 능력도 잃었다.

애너벨은 수술과 뇌수막염에서 회복하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6주 동안 총 30차례의 표적 방사선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아버지 제임스는 “모든 일이 3주 만에 벌어졌다”며 “두통과 구토, 시야 변화가 계속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필요한 진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 요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족은 현재 애너벨의 치료와 간병으로 커진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모금페이지 저스트기빙에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두통·구토에 복시까지…뇌압·뇌간 이상 신호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미만성 정중선 신경교종(DMG)은 뇌나 척수의 가운데 부위에서 시작하는 희귀한 원발성 중추신경계 종양이다. 주로 뇌간의 교뇌와 시상, 척수에 생기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더 흔하다.

종양세포가 주변의 정상 신경조직 사이로 넓게 퍼져 자라고 진행 속도도 빠르다. ‘H3 K27 변이형’은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상 가장 높은 등급인 4등급 종양에 해당한다. 정확한 진단에는 자기공명영상(MRI)과 함께 조직검사 및 분자유전학적 검사가 쓰인다.

국가암등록통계 2023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뇌·중추신경계암은 0∼14세 소아암의 14.1%를 차지해 백혈병 다음으로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남아 2.3명, 여아 1.9명이었다. 이 수치는 DMG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뇌·중추신경계 악성종양을 모두 합한 것으로, 국내 DMG 환자 수나 발병률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증상은 종양이 생긴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뇌간에 종양이 자라면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눈 움직임 이상, 얼굴 근육 약화, 말하기와 삼키기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고 걸음걸이도 달라질 수 있다.

종양이 뇌척수액의 흐름을 막아 뇌압이 올라가면 두통과 구토, 흐릿한 시야, 졸림, 발작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통과 구토가 계속되면서 시력이나 보행, 팔다리 움직임에 변화가 동반되면 신경학적 진찰이 필요하다.

정상 조직 사이로 퍼져 수술 어려워…방사선치료가 기본

DMG는 뇌간이나 시상처럼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부위에 생기고 정상 조직 사이로 스며들듯 퍼진다. 종양과 정상 조직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무리하게 절제하면 호흡과 운동, 의식 등 주요 신경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수술은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을 때 조직을 얻거나 종양 일부를 줄이는 목적으로 제한된다. 뇌척수액이 고여 수두증이 생겼다면 뇌실복강단락술 등으로 뇌압을 낮출 수 있다.

현재 소아 DMG의 표준치료는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조사해 성장을 늦추고 증상을 줄이는 것이다. 항암화학요법은 뚜렷한 생존 연장 효과가 확인되지 않아 확립된 표준 약물치료가 없다. 교뇌에 생기는 유형은 소아 환자의 생존 기간 중앙값이 1년 미만이며 약 10%가 진단 후 2년 이상 생존한다.

미국에서는 2025년 8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고 기존 치료 뒤에도 병이 진행한 환자에게 도르다비프론이 가속승인됐다. CAR-T세포치료 등은 임상시험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아직 일반적인 완치 치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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