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를 낳기 위해 응급 수술을 받던 산모의 배 속에서 자궁이 2개 발견된 희귀 사례가 국제 학술지에 보고됐다.
중국 치치하얼의과대학 제3부속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은 이 사례를 지난 7월 27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보고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여성은 임신 38주에 규칙적인 진통과 태동 감소를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태아의 심박수는 분당 100회 정도로 느렸다. 심박수가 반복해서 떨어지는 모습도 관찰됐다.
의료진은 태아가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질 검사에서는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가 2개 확인됐다. 오른쪽 자궁경부는 닫혀 있었지만 왼쪽은 3cm가량 열려 있었다.
의료진은 곧바로 응급 제왕절개를 시행했다. 수술 중에는 완전히 나뉜 자궁 2개가 발견됐다. 아기가 자란 왼쪽 자궁은 크게 늘어나 있었다. 임신하지 않은 오른쪽 자궁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각 자궁에는 자궁경부가 하나씩 따로 있었다. 난소와 나팔관도 양쪽 자궁에 각각 연결돼 있었다. 의료진은 이를 ‘자궁중복증’으로 진단했다.
자궁 2개여도 임신 가능… 2.7kg 남아 건강하게 출산
자궁중복증은 태아 시기에 자궁을 만드는 두 조직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아 생긴다. 그 결과 자궁이 완전히 2개로 나뉜다. 대부분 자궁경부도 2개다. 일부 여성에게는 질 안쪽을 나누는 벽도 함께 생긴다.
일반 여성에게서 자궁중복증이 발견되는 비율은 약 0.3%로 보고된다. 약 330명 중 1명꼴이다. 다만 증상이 없어 평생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있어 실제 비율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다.
이 여성은 평소 생리가 규칙적이었다. 통증이나 다른 증상도 없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았으며, 정밀 기형아 검사는 받지 못했다. 임신 중 시행한 두 차례 일반 초음파에서는 태아 한 명만 확인됐고 자궁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술에서는 왼쪽 자궁만 절개했다. 의료진은 반대쪽 자궁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했다. 이후 몸무게 2.7kg의 남아가 태어났다. 아이의 출생 직후 건강 상태도 양호했다.
산모 역시 별다른 합병증 없이 회복했다. 수술 닷새 뒤 안정된 상태로 퇴원했다.
의료진은 “자궁중복증은 증상이 없어 임신이나 수술 중 우연히 발견될 수 있다”며 “이번 사례에서도 응급 제왕절개 중 처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커진 자궁에 가려져 초음파에서 놓칠 수도
자궁중복증은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임신 중반 이후에는 아기가 들어 있는 자궁이 크게 늘어난다. 이때 옆에 있는 작은 자궁이 가려질 수 있다.
임신 초음파가 주로 태아의 성장과 장기 상태를 확인하는 데 집중되는 점도 영향을 준다. 의료 장비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자궁 구조까지 자세히 살피기 더 어렵다.
자궁이 두 개라고 해서 임신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자연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다.
하지만 유산과 조산 위험은 일반 임신보다 높다. 태아가 머리를 아래로 향하지 않는 둔위나 횡위도 생기기 쉽다. 자궁 안 공간이 좁거나 모양이 일반 자궁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왕절개가 필요할 가능성도 커진다.
연구진은 “자궁중복증이 있어도 임신 능력은 유지될 수 있다”며 “다만 유산, 조산, 태아 자세 이상과 제왕절개 위험이 높아 임신 중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궁중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반드시 수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반복적인 유산이나 조산을 경험했거나 임신을 준비한다면 자궁 구조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한 뒤에는 태아 성장과 자궁경부 길이, 태아의 자세 등을 정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