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30세 이상 미군 현역과 예비군 남성 장병 전원에게 매년 테스토스테론 결핍 검사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15일자로 SNS에 올린 동영상에서 이를 발표하면서 “잔혹하고 무자비한(brutal and unrelenting) 현대 전장에서 장병이 원래 기량을 회복하고 최적화하며 장기 건강도 지키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그세스의 동영상에는 ‘헤그세스의 하이-T 계획은 군대의 낮은 테스토스테론을 대상으로 한다(Hegseth’s ‘High–T’ Plan Targets Low Testosterone in Troops’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인스타그램(https://x.com/SecWar/status/2077425458430230838)의 문패는 ‘헤그세스의 하이-T 부서의 제안은 군대의 낮은 테스토스테론을 대상으로 한다(Hegseth’s ‘High–T’ Department Proposal Targets Low Testosterone in Troops)며 내용이 조금 달랐다.
X(옛 트윗)의 동영상(https://www.instagram.com/reels/Da2BXdSEpl9/) 문패에는 ‘높은-T의 전쟁부(The High-T Department of War)’라고 적혀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높이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미군에서 테스토스테론 검사는 30세 이상의 모든 장병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30세 미만 장병도 본인이 원하면 받을 수 있다. 검사에서 호르몬 수치가 의학적으로 정상 범위 이하로 나타났을 때 본인이 동의하면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TRT)’을 받을 수 있다. 주사나 연고 등을 통해 혈중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하는 요법이다.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그렇게 중요시하는 테스토스테론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남성성을 높이고 전투 의욕과 재비 태세를 높이는 데 중요한 것일까?
유에스 뉴스앤드 월드리포트 등에 의해 미국 최고 병원의 하나로 꾸준히 선정되고 있는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은 남성만의 호르몬이 아니다. 여성도 소량이지만 분비한다.
남성은 고환, 여성은 난소에서 생성되고 남녀 모두 부신에서도 소량 분비된다. 남성의 근육 생성과 성욕, 털 성장과 같은 성적 특징 발달을 돕고, 남녀 모두에서 사춘기 및 성욕 등을 조절하기 때문에 성호르몬으로 분류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다. 여성에게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은 대부분 주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로 전환된다. 여성의 테스토스테론은 성욕, 에너지, 기분, 뼈와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준다.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은 전립선, 음경, 음낭을 포함한 남성 생식 기관이 출생 전에 형성되도록 돕는다. 성인 남성에게는 근육량, 뼈 건강, 성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중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낮아지는 저테스토스테론증의 증세로 성욕저하, 피로, 근육량 감소, 과민성, 발기부전, 우울증 등이 있다. 전투와는 무관해 보이는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혈중 테스토스테론이 낮지 않아도 오피노이드 진통제 사용이나 일부 선천성 질환 때문에도 생길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헤그세스의 30세 이상 미군 남성 장병에 대한 테스토스테론 검사에 대해 미국 의학계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비뇨기과학회와 내분비학회는 테스토스테론 결핍이 확진되더라도 성욕 감소, 발기부전, 피로, 근육량 감소, 골밀도 저하와 같은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에게만 TRT가 권장된다. 뚜렷한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도 보충용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는 것은 과잉 치료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테스토스테론 과잉 투여는 심각한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는 게 의료게의 지적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부작용은 고환 위축, 정자 생성 장애, 적혈구 증가로 인한 혈전·심혈관계 위험, 전립선 비대와 암 악화 등 다양하다.
고환 위축은 고환 크기가 줄어드는 것으로 이는 외부 호르몬 주입으로 스스로 호르몬을 만드는 기능이 감소하거나 멈추면서 생긴다. 과잉 테스토스테론은 정자 수를 줄이거나 일시적인 무정자증을 유발해 불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심한 여드름이나 지성 피부, 체모 증가 등 피부 이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과잉 테스토스테론이 여성호르몬으로 전환되면서 남성에서 여성형 유방이 생기기도 한다.
과잉 테스토스테론은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혈전을 만들 수 있고 고혈압도 유발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키는 등 수면장에도 일으킬 수 있다. 전립선 조직을 커지게 해서 잠복해 있는 전립선암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는 다트머스 히치콕 메디컬 센터의 내분비 전문의인 우기스 그런트마니스 박사의 말을 인용해 기존의 테스토스테론 대체 요법 연구가 대부분 노년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토스테론 보퉁 임상 결과를 젊은 장병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