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유명인들 사이에서 ‘노화 방지 주사’로 알려진 NAD+ 정맥주사를 맞은 20대 여성이 심정지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주사를 놓은 남성은 미국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면허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등 보도에 따르면 뉴욕 브롱크스에 사는 엘리자베스 배런(27)은 지난 19일 일요일 루이스 로하스 카브레라(55)가 시술한 정맥주사를 통해 NAD+를 투여받았다. 배런은 주사를 맞은 직후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뉴욕 검찰에 따르면 NAD+를 정맥주사로 투여하려면 의료 전문가의 처방이 필요하다. 주사를 놓은 카브레라는 도미니카공화국 의사 면허와 푸에르토리코 의사보조인력 면허를 보유했다고 진술했지만, 뉴욕을 포함한 미국 내 의사 면허는 없었다. 그는 수사기관에 “뉴욕 의사 면허 신청이 심사 중이며 현재 가진 것은 미용사 면허뿐”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브레라는 배런이 심정지 상태에 빠진 뒤 경찰관에게 “내가 아주 큰 실수를 저질렀다. 한동안 집에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 가족에게 전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무모한 위험 초래와 무면허 전문직 종사 혐의로 기소됐다.
배런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현재 뉴욕시 검시관이 부검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결과를 확인한 뒤 카브레라에게 배런의 사망과 관련된 혐의를 추가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재판은 9월 9일 열린다.
‘기적의 노화 방지 주사’ NAD+…효과 입증됐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웰니스 업계에서 기적의 물질처럼 홍보해 온 NAD+의 효과와 안전성에 다시 의문이 제기됐다. NAD+는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의 줄임말로, 모든 세포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조효소다. 음식물에서 얻은 영양소를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로 바꾸고 DNA 복구, 산화 환원 반응, 세포 스트레스 조절 등 여러 생리 과정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일부 조직에서 NAD+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를 보충하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주장이 널리 퍼졌다. 헤일리 비버와 켄들 제너가 2022년 방송에서 NAD+ 주사를 맞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관심은 더 커졌다. 비버는 당시 “평생 NAD를 맞을 것이고 절대 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도 NAD+가 면역체계와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효과 측면을 보면 동물실험에서 NAD+ 수치를 높였을 때 에너지 대사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등이 개선된 결과가 보고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NAD+ 자체보다 체내에서 NAD+로 전환되는 니코틴아마이드 리보사이드(NR)와 니코틴아마이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NMN)를 먹는 방식에 집중돼 있다
2026년 4월 노화연구리뷰(Ageing Research Reviews)에 실린 연구에서 NR과 NMN이 혈액이나 세포의 NAD 관련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신체 기능과 대사와 혈관 건강 등에 미치는 효과는 연구마다 달랐다. 노화 방지나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NAD+ 자체를 정맥 또는 근육에 투여한 임상시험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현재 근거만으로 수명 연장이나 피부 노화 억제, 기억력 향상 효과를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안전성 자료도 충분하지 않다. 2026년 발표된 소규모 후향적 연구에서 NAD+ 정맥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투여 중 중등도 이상의 위장관 증상과 심박수 증가, 흉부 압박감을 호소했다. 증상은 투여가 끝난 뒤 사라졌지만 장기간 반복 투여했을 때의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정맥주사와 마찬가지로 감염과 혈관 손상 위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맥주사로 혈류에 넣은 NAD+가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임상 자문위원 마이클 새그너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생화학적 관점에서 NAD 자체를 주사하는 것은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부적절한 원료로 제조한 NAD+ 주사제에서 세균 내독소 오염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NAD+ 주사 후 심한 오한과 떨림, 구토, 피로가 나타나 치료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한국에서도 피부 성형 클리닉 등에서 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시술로 NAD+ 정맥주사를 ‘피로 회복’이나 ‘노화 관리’ 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시술을 고려한다면 사용 제품의 허가 여부와 제조, 유통 경로, 정확한 성분과 용량, 의료인의 면허, 응급상황 대처 체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NAD+ 주사를 검증된 노화 방지 치료로 받아들이거나 만성질환 치료를 대신하는 방법으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