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6일 (일)

“손가락 흐릿한 점이 ‘이 병’ 신호?”…39세男 간, 폐에 무슨 일이?

의료진 "피부나 입속 희미한 점 무심코 넘겨선 안 돼" 경고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손가락에 생긴 점이 흑색종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으며, 이미 간과 폐 등에 전이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된 30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큐레우스(Cureus)

손가락과 입천장에 생긴 검은색 점을 검사받지 않았다가 약 2년 뒤 전신에 흑색종이 퍼진 30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멕시코 국립자치대 내과 패트리시아 플로레스 트로체 연구진과 멕시코종합병원 피부과 의료진은 이 사례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멕시코에 사는 39세 남성은 2022년 9월 오른쪽 검지에서 검고 갈색을 띠는 점을 발견했다. 크기는 약 1cm × 0.5cm였다. 모양이 일정하지 않았다. 경계도 흐릿했다.

입천장에도 약 2mm 크기의 검은 점이 있었다. 이 점 역시 모양과 경계가 불규칙했다. 하지만 두 병변 모두 따로 조직검사를 받지 않았었다. 조직검사는 병변 일부를 떼어 암세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입천장에 생겼던 흑색종. 사진=큐레우스(Cureus)

겨드랑이 붓고 검푸른 혹 생겨

환자의 상태는 2024년 12월부터 급격히 나빠졌다. 오른쪽 겨드랑이에 고름 주머니처럼 보이는 병변이 반복해서 생겼다. 그리고 점점 붓기 시작했다.

같은 쪽 가슴 윗부분에는 통증이 없는 검푸른 결절 두 개가 생겼다. 크기는 각각 약 5mm였다. 결절은 피부 위로 동그랗게 솟은 작은 덩어리다. 이 병변들은 빠르게 커졌다.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보니 오른쪽 겨드랑이 림프절이 여러 개 뭉쳐 커진 모습이 확인됐다. 양쪽 폐에도 암 전이가 의심되는 결절이 여러 개 보였다. 의료진이 겨드랑이 림프절과 주변 피부 병변을 떼어 검사한 결과, 전이성 흑색종으로 진단됐다.

흑색종은 피부의 색을 만드는 멜라닌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피부암 가운데 전이가 빠른 편이다.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예후가 좋지만, 다른 장기로 퍼지면 치료가 훨씬 어려워진다.

폐·간·뇌까지 퍼진 4기 흑색종

환자는 이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병원에 입원했다. 폐에 퍼진 암이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전신 CT 검사에서는 암이 폐뿐 아니라 간과 뇌까지 퍼진 상태가 확인됐다. 뇌에서는 소뇌와 뇌간, 오른쪽 관자엽, 왼쪽 마루엽에서 전이 병변이 발견됐다. 병기는 4기로 분류됐다.

이번 사례에서처럼 뇌로 전이된 흑색종은 예후가 좋지 않다. 암이 뇌의 여러 부위에 퍼지면 두통, 구토, 어지럼증, 마비,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손발톱 주변, 입안 검은 병변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편, 남성은 암세포에서 ‘C-KIT’이라는 단백질이 확인됐다. 이 단백질은 세포가 자라고 나뉘는 데 관여한다. 손가락·발바닥 등에 생기는 말단 흑색종이나 입안 점막에 생기는 흑색종에서 비교적 자주 발견된다.

C-KIT 단백질이 보였다고 해서 바로 표적항암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특정 유전자 이상을 골라 공격하는 약이다. 따라서 실제로 KIT 유전자에 치료 대상이 되는 돌연변이가 있는지 따로 검사해야 한다.

이 환자는 병이 너무 빠르게 악화해 필요한 유전자 검사를 끝내지 못했다. 결국 KIT 표적항암제를 쓸 수 있는 환자인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환자는 상급병원으로 옮겨져 완화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뇌에 퍼진 암 부위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는 치료도 검토됐다. 다만 전원 이후의 치료 경과와 생존 여부는 의료진이 확인하지 못해 논문에 담기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손가락, 발바닥, 손발톱 주변, 입안에 생긴 검은 병변을 가볍게 넘기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히 점의 좌우 모양이 다르거나 경계가 흐린 경우 주의해야 한다. 색이 여러 가지로 섞여 있거나 빠르게 커지는 경우에도 피부과 진료가 필요하다. 새로 생긴 검은 점이 커지거나 모양과 색이 변할 때도 전문의에게 확인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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