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장 기능이 점차 떨어져 투석이나 신장이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면역글로불린A 신병증(IgAN) 환자에게 새로운 표적치료 선택지가 마련됐다.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단백질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신장 기능의 악화 속도를 늦춘 효과가 확인되면서 장기적인 콩팥 손상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바티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경구용 치료제 ‘파발타’(성분명 입타코판)를 질환 진행 위험이 있는 성인 원발성 면역글로불린A 신병증 환자의 신장 기능 저하를 늦추는 치료제로 정식허가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2024년 8월 단백뇨 감소 효과를 근거로 부여한 가속승인이 약 2년 만에 정식허가로 전환됐다. 환자에게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면역글로불린A 신병증은 면역항체인 면역글로불린A(IgA)가 콩팥의 미세한 혈액 여과장치인 사구체에 쌓여 염증과 흉터를 일으키는 자가면역성 신장질환이다. 콩팥이 혈액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서 단백질이나 혈액이 소변으로 빠져나오고, 질환이 진행되면 신장 기능이 지속해서 감소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인구 100만 명당 약 25명이 새로 진단되며, 단백뇨가 지속되는 환자의 최대 절반은 진단 후 10∼20년 안에 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파발타는 면역체계의 일부인 보체 대체경로(alternative complement pathway)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계열 최초의 경구 치료제다. 염증 반응을 증폭시키는 단백질인 보체인자 B(Factor B)를 차단해 사구체에서 발생하는 면역성 염증과 신장 조직 손상을 줄이는 방식이다. 하루 두 차례 복용하는 캡슐 제형으로,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기보다 질환을 일으키는 작용 자체를 겨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식허가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3상 ‘APPLAUSE-IgAN’ 연구의 2년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신장이 1분 동안 혈액을 얼마나 걸러내는지를 보여주는 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의 연간 감소 폭은 파발타 투여군에서 분당 1.73㎡당 3.0mL, 위약군에서 5.7mL였다. 파발타가 위약보다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약 48% 늦춘 것이다.
앞선 가속승인은 치료 9개월 시점의 단백뇨 감소 결과를 근거로 했다. 단백뇨는 콩팥의 여과장치가 손상됐음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향후 신부전 진행 위험을 가늠하는 대리지표다. 이번에는 2년간의 eGFR 변화를 통해 파발타가 단백뇨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신장 기능 보존에도 도움이 된다는 임상적 혜택이 확인됐다. 신장 기능이 크게 떨어지거나 투석·신장이식이 필요한 단계로 진행할 위험도 위약군보다 43% 낮게 나타났다.
다만 파발타는 면역 방어에 관여하는 보체를 억제하는 만큼 폐렴구균과 수막구균 등 피막세균에 의한 중증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치료 전 예방접종과 환자 관리 요건을 포함한 위험평가·완화전략(REMS)에 따라 처방된다. 주요 이상반응으로는 복통과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이 보고됐다.
파발타는 2023년 희귀 혈액질환인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로 미국에서 처음 허가된 뒤, 2025년 희귀 신장질환인 보체3 사구체병증(C3G)으로 사용 범위를 넓혔다. 한국에서는 2024년 8월 성인 PNH 치료제로 허가받아 2025년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며, 같은 해 11월 성인 C3G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IgA 신병증 치료 적응증은 아직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