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종일 울고 먹은 것을 다 토하던 아기는 처음에는 우유 알레르기 때문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아기는 시간이 갈수록 웃지 않고 몸이 굳어갔고, 결국 희귀 유전질환을 진단받았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요크셔에 사는 아기 오토 스파크스는 생후 2개월 때부터 수유를 힘들어하고 반복적으로 구토했다. 의료진은 우유 알레르기나 위식도 역류를 의심했고, 부모는 아들에게 맞는 분유를 찾기 위해 7차례나 제품을 바꿨다.
그럼에도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오토는 잠을 자면서 몸을 움찔거리거나 경련하듯 움직였다. 의료진에게 이러한 걱정을 표할 때마다 부모는 정상적인 놀람 반사라는 설명을 들었다. 생후 3개월이 지나자 오토는 웃지 않기 시작했다. 몸은 점점 뻣뻣해졌고 팔다리 움직임도 줄었다. 생후 4개월 무렵에는 엄지손가락이 손바닥 안으로 굽어 들어갔다.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확신해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오토는 희귀 유전질환인 크라베 백질이영양증(Krabbe leukodystrophy) 진단을 받았다. 신경을 감싸는 보호막이 손상되는 병으로, 의료진은 부모에게 남은 시간이 약 13개월 정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오토는 수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가족은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저스트기빙(JustGiving)에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해변과 미국 디즈니랜드를 함께 방문하며 가능한 한 많은 추억을 만들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보고된 극희귀질환…크라베 백질이영양증이란?
크라베 백질이영양증은 갈락토세레브로시다제(GALC) 효소가 부족해 발생하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이다. 이 효소가 부족하면 신경세포에 독성이 있는 '사이코신'이 축적되고, 뇌와 말초신경을 감싸는 미엘린이 파괴된다. 그 결과 뇌가 신체에 명령을 전달하는 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의학적으로는 '구상세포 백질이영양증(Globoid Cell Leukodystrophy)'으로도 불린다.
가장 흔한 형태는 생후 6개월 이전에 시작되는 영아형이다. 초기에는 이유 없이 심하게 울거나 보채고, 수유 장애, 구토, 발달 지연, 근육 경직, 경련 등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되면 시력과 청력이 감소하고, 운동 기능과 인지 기능도 점차 잃게 된다.
국내 대한소아신경학회에 보고된 증례에서도 생후 4개월부터 극심한 보챔, 경직, 발달 퇴행이 나타났으며 이후 빠르게 악화됐다. 영아형 환아는 대개 2세 이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라베병은 매우 드문 질환이다. 국소아과학회(AAP)는 전 세계 유병률을 출생아 10만 명당 0.3~2.6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신생아 선별검사 자료에서는 약 10만 명당 1명 안팎으로 보고된다.
한국에서는 정확한 발생 통계가 공개돼 있지 않다. 2024년 발표된 국내 유전학 연구에서는 한국인 크라베병 환자 10명의 임상 양상과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보고했으며, 지금까지 국내 보고 사례 수 자체가 매우 적어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진단은 GALC 효소 활성 검사와 유전자 검사로 확진하며, 증상이 나타나기 전 신생아기에 조혈모세포이식(줄기세포이식)을 시행하면 경과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 증상 발현 후에는 주로 재활치료와 영양 관리, 경련 조절 등 보존적 치료가 이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