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치료와 당뇨병 관리에 널리 사용되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가 일부 비만 관련 암의 진행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타우시그 암연구소의 마크 데이비드 올랜드 박사팀은 1~3기 암 환자 1만 2112명의 실제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일부 고형암이 4기 또는 전이성 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유방암, 전립선암,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간세포암, 신세포암, 췌장암 등 7개 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모두 암 진단 당시 1~3기였으며, 절반은 진단 이후 GLP-1 계열 약물을, 나머지 절반은 DPP-4 억제제 계열인 글립틴을 복용했다.
분석 결과 폐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환자에서 GLP-1 계열 약물의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들 암종에서 GLP-1 약물을 사용한 환자는 글립틴 복용 환자에 비해 암이 4기로 진행되거나 전이성 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38~5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종별로 보면 폐암 환자의 전이 발생률은 GLP-1군 10%, 글립틴군 22%였으며, 유방암은 각각 10%와 20%, 대장암은 13%와 22%, 간암은 19%와 28%로 집계됐다.
전립선암, 췌장암, 신장암에서도 GLP-1군의 전이 발생 건수가 더 적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암 조직 내 GLP-1 수용체 발현 수준과 생존율의 관계도 분석했다. 그 결과 GLP-1 수용체 발현이 높은 환자는 발현이 낮은 환자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3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방암에서는 사망 위험 감소폭이 45%에 달했다.
연구진은 GLP-1 약물의 항염증 작용과 면역 조절 효과가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당 조절뿐 아니라 만성 염증을 완화하고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두 그룹의 이상 반응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GLP-1 약물 사용과 관련해 우려가 제기돼 온 위장관 또는 췌장 염증 발생도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폭스체이스 암센터의 마르친 치비스테크 박사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단순히 혈당을 낮추기만 하는 약물이 아니다”라며 “항염증 및 면역 조절 특성에 따라 다양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실제 진료 데이터를 활용한 관찰연구인 만큼, GLP-1 약물이 직접적으로 암 전이를 억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향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이번 결과를 검증하고, GLP-1 약물이 암세포 성장과 종양 미세환경, 면역 반응, 염증 및 암세포 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주 묻는 질문]
Q1. GLP-1 계열 약물은 어떤 암에서 효과가 나타났나?
이번 연구에서는 폐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환자에서 GLP-1 계열 약물 복용군의 전이성 진행 위험이 38~50% 낮게 나타났다.
Q2. 이번 연구로 GLP-1 약물이 암 전이를 막는다고 확정할 수 있나?
아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관찰연구로, GLP-1 약물 사용과 암 진행 감소 간 연관성을 확인한 것이다. 인과관계는 향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Q3. GLP-1 약물 복용 시 안전성 문제는 없었나?
연구 결과 GLP-1 복용군과 비교군인 글립틴 복용군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비슷했다. 또한 GLP-1 사용과 관련해 우려됐던 위장관 및 췌장 염증 발생 증가도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