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 후 약 1년 무렵, 집 안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진다. 아이를 돌보는 일상은 이어지지만 아버지의 말수는 줄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도 짧아진다.
단순한 피로로 보이기도 한다. 이 시기에 눈에 잘 드러나지 않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팀은 아버지 100만 명 이상의 국가 건강 등록 자료를 분석, 임신 전후 시기별 정신과 진단 변화를 추적했다. 출산 직후에는 정신과 진단이 줄었다가 생후 약 1년 무렵 우울증과 스트레스 관련 진단이 임신 전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2026년 3월 23일 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지연형 증가’ 패턴...기존 통설과 달라
그간 의학계에서는 아버지의 우울증 위험이 출산 후 3~6개월 사이에 높아진다는 견해가 일반적이었다. 이 결론은 주로 수백 명에서 수천 명 규모의 자기보고 설문 연구에서 도출된 것이었다.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 등록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의료기관 진단 기록을 장기간 추적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임신 기간과 출산 직후에는 정신과 진단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를 일종의 ‘긴장 상태에 따른 보호 효과’로 해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불안이나 약물 관련 진단은 임신 전 수준으로 돌아온 반면 우울증과 스트레스 관련 진단은 약 30%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교신저자(논문 전반을 총괄한 연구책임자)인 도나오 루 카롤린스카 의대 부교수는 “출산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 나타나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육아 과정에서 부담 누적
이번 연구는 아버지의 육아 참여 비율이 높은 스웨덴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수면 부족과 관계 변화, 역할 부담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특정 국가 제도와 상황이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공동 제1저자(동등한 기여로 1저자로 함께 표기된 연구자) 징 저우 연구원은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의 피로와 관계 변화가 함께 누적되면서 정신 건강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변화는 시간이 지나며 누적된다. 초기에는 아버지가 긴장 상태로 버티지만 일정 시점 이후 부담이 한꺼번에 드러날 수 있다.

전 세계 산모 17% 산후우울증 경험
출산 후 약 1년 무렵에도 어머니의 심리적 부담은 적지 않다. 국제 학술지 《Translational Psychiatry》에 실린 미국 존스홉킨스대 소피아 우디 연구팀 등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산모의 약 17%가 산후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의 선행 연구들에서는 한쪽 배우자가 우울증을 겪을 경우 다른 쪽의 우울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지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한쪽의 정서 변화가 상대방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출산 후 약 1년 무렵은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 심리적 부담이 겹칠 수 있는 시점이다.
말수 감소·거리감…초기 신호에서 확인 필요
이번 연구는 실제로 의료기관을 찾아가 진단을 받은 사례만을 분석했다. 남성은 심리적 어려움을 외부에 드러내는 비율이 낮다. 실제 위험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출산 후 약 1년 전후 시기에 다음과 같은 변화가 반복된다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화가 줄고,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감소하며, 쉽게 짜증을 내거나 무기력한 상태가 이어지는 경우다.
이런 문제들을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배우자가 먼저 변화를 인지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 기능에 영향을 줄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버지의 정신 건강은 가족 전체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 변화의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다.
[아버지 우울증, 돌 무렵 주의해야 하는 이유]
Q1. 아버지도 산후우울증을 겪을 수 있나요?
A1. 아버지에게도 우울증과 스트레스 관련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출산 후 약 1년 무렵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Q2. 왜 신생아 시기가 아니라 1년 뒤에 나타날까요?
A2. 초기에는 긴장 상태로 버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면 부족과 역할 부담이 누적되면서 뒤늦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Q3. 육아 참여가 많을수록 위험이 커질 수 있나요?
A3. 직접 돌보는 시간이 늘수록 피로와 역할 부담이 함께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4. 부부가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을까요?
A4. 한쪽의 우울 상태는 다른 쪽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서로의 상태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Q5. 병원 상담이 언제 필요할까요?
A5. 우울감이나 무기력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 기능에 영향을 줄 경우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