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시험 신청과 조건부 계약, 대표의 기대감 조성 발언이 맞물리며 삼천당제약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를 떠받친 재료 상당수가 아직 실현 전 단계이자 가능성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당제약 주가는 이날 장중 한 때 114만30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고가 기준 시가총액은 26조8119억원으로 지난 20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이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1월 2일 24만4500원에 마감했던 주가는 두 달여 만에 4.6배가량 급등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18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 수준이다. 전년 실적(매출 2109억원, 영업이익 26억원)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9%(209억원), 220%(58억원) 증가했지만 폭등하다시피 오른 시총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보다는 회사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전인석 대표의 주주서한이 대표적이다. 전 대표는 보유 중인 주식 26만5700주(약 2500억원)를 4월 23일부터 5월 22일까지 시간외매매로 주당 94만1000원에 처분한다. 지분 매각과 관련해 전 대표는 “세금 납부를 위한 결정으로 경영권은 확고하다”며 주주들을 다독였다. 그러면서 “며칠 내로 회사의 체급을 완전히 바꿀 중대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날 주가가 19% 이상 상승한 것도 전 대표 메시지에서 비롯된 에너지가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 대표의 메시지 뿐만 아니라 주요 재료들의 실현 가능성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1월 초 국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가진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의 핵심 매출과 파이프라인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경구용 비만치료제(GLP-1) △경구용 인슐린 치료제다.
이 중 경구용 비만치료제 관련 파트너십과 공동 연구개발은 모두 조건부 계약이다. 삼천당제약은 1월 일본 다이치 산쿄 에스파(DAIICHI SANKYO ESPHA CO., LTD.)와 일본 판매를 위한 공동개발·상업화 파트너십을 맺었다. 2월엔 비공개 파트너사와 경구용 당뇨 치료제 리벨서스(GLP-1 작용제) 제네릭(복제약)과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을 유럽 11개 국가에 독점 라이선스·상업화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계약은 18개월 내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과 일본 식약처(PMDA) 허가를 얻지 못할 경우 파트너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유럽 계약은 ‘수익 인식은 조건부로써 허가 등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유럽 계약의 총 규모는 508억원이지만, 계약금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는 비공개다.
최근엔 제1형 당뇨병 환자 대상 SCD0503(경구용 인슐린)의 약동학·약력학 특성을 피하주사 인슐린과 비교하는 임상시험(1/2상) 시청서를 유럽 식약처(EMEA)에 제출했다. 현재 상업적으로 승인된 경구용 인슐린이 없어 임상시험 성공 시 파급력이 클 수 있다. 2분기 중 임상시험 승인 여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백질 제제인 인슐린은 위장관 내 분해 특성으로 인해 경구제 개발이 극히 어려워 글로벌 빅파마들도 상용화에 고전해 온 영역이다. 더구나 아직은 임상을 해보겠다는 계획을 낸 단계에 불과하다.
결국 삼천당제약의 기업 가치를 가를 것은 대표의 메시지나 계약 체결 사실 자체가 아니라 실제 임상 데이터와 규제 통과 여부일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임상시험 성공을 전제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구 인슐린의 유럽 임상 시험 신청과 관련해 “지난 10여년 연구개발의 첫 번째 성과로,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임상 개발 기간은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의 경구 인슐린 개발 성공에 가까워져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 삼천당제약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 리포트를 낸 증권사는 거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