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독자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경구 흡수 강화 물질 '엔서퀴다'를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기술수출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깜짝 이벤트를 넘어 실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연구개발(R&D) 모멘텀까지 강화하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30일 보고서를 내고 “엔서퀴다 기술이전 계약일이 9월 29일이므로 약 35억원의 계약금은 회계적으로 3분기에 인식할 수 있다”며 “서프라이즈 공시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 해소로 임상 모멘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길리어드가 원료의약품(API) 또는 완제품 생산을 요청할 경우 한미약품은 생산에 따른 매출 인식도 가능하다”고 했다.
IBK투자증권도 “이번 계약을 통해 한미약품은 4년간 보류됐던 항암제 '오락솔' 임상의 재개와 길리어드와의 신규 기술이전 계약을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의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엔서퀴다의 적용 범위가 항암제뿐 아니라 항바이러스제까지 확대되면서 로열티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전날인 29일 길리어드, 헬스호프파마(HHP)와 함께 엔서퀴다의 글로벌 개발, 상업화를 위한 독점 권리를 부여하는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3450만달러이고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은 250만달러(약 35억원)이다.
엔서퀴다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경구제 전환 플랫폼 ‘오라스커버리’를 적용한 P-gp 억제제 계열 신약후보물질이다. P-gp는 세포 속에 들어온 약물을 세포 밖으로 내보내는 단백질로 과도하게 작용하면 약물이 체내에 충분히 흡수되지 못해 효과가 떨어진다. 엔서퀴다와 같은 P-gp 억제제는 이를 차단해 약물이 세포 안에 더 오래 머물게 해서 흡수를 개선하고 약효를 높인다.
한미약품은 2011년 엔서퀴다를 적용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과 함께 미국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했으나 2023년 아테넥스가 파산하면서 권리가 이전돼 HHP가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계약은 14년 전 첫 수출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던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되며 가치가 재평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비만약·MASH(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 신약 R&D 모멘텀도 다가오면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회사는 연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3상 결과 발표와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으며, 또 다른 비만 후보물질인 ‘HM15275’는 미국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MSD에 기술수출한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간 섬유화 개선 데이터 공개도 올 4분기~내년 1분기 중 예정돼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중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우수한 간 섬유화 개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며 베스트인클래스(계열내 최고 약) 효능을 넘어 공보험 등재에 주요 데이터가 될 것”이라며 “제약사 탑픽(최고 종목)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지훈 LS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에페글레나타이드 3상을 연내 종료해 2026년 국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국내 비만 고성장에 맞춰 목표 매출 1000억원 달성 시점을 기존 2030년에서 2027년으로 변경했다”며 “탄탄한 비만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R&D 성과를 도출 중”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