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승모판 역류증, 증상 없는데 수술해야 하나? 1000명 추적해보니...

"조기 수술이 심장문제로 인한 사망 위험 82% 낮춰"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중증 승모판 역류증으로 수술받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심장판막 질환인 ‘승모판 역류증’이 있다면 뚜렷한 증상이 없어도 조기에 수술받는 것이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대규모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극적인 조기 치료가 장기 생존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박성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증상이 없는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 1000여명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조기 수술 그룹이 관찰 그룹에 비해 심장 문제로 인한 사망 위험이 8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심장 분야 학술지 《써큘레이션(Circulation)》에 게재됐다.

승모판 역류증은 심장의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 있는 승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심부전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중증 단계에서도 호흡 곤란 등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수술 시기를 두고 학계의 의견이 나뉘어 왔다.

연구팀은 1996년부터 2016년까지 증상이 없는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 1063명을 평균 12년간 추적했다. 이 중 545명은 진단 후 6개월 내 조기 수술을 받았고, 518명은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관찰 치료를 받았다.

분석 결과, 조기 수술 그룹의 심장 원인 사망률은 1.7%에 그친 반면, 관찰 그룹은 10.3%에 달했다. 조기 수술이 사망 위험을 82%나 낮춘 셈이다. 전체 사망률 역시 조기 수술 그룹(13.4%)이 관찰 그룹(22.3%)보다 현저히 낮았다.

수술 성공률에서도 차이가 났다. 조기 수술 그룹의 승모판 성형술 성공률은 97%에 달했지만, 증상이 나타난 뒤 수술한 관찰 그룹은 84%에 그쳤다. 수술 사망률은 조기 수술 그룹에서 0%, 관찰군 0.8%였다. 이는 증상이 없을 때 수술 난도가 낮고 예후가 더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 교수는 “무증상의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들은 숨이 찬다거나 흉통과 같은 증상이 없어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판막은 심하게 망가져 있는 상태다. 이번 연구를 통해 무증상이라도 조기에 적극적으로 수술하는 것이 환자들의 장기 생존에 유리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증상의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라도 모두 다 조기 수술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수술 위험이 낮아야 하고 수술하는 의료기관의 승모판 성형술 성공률이 95% 이상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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