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신약 확보에 진심인 제일약품, 외국약 의존 얼마나 줄일까

자큐보 이을 후속 신약 개발 가속...외국약 판권 넘어가 매출 공백 아픔도

제일약품 연구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 [사진=제일약품]

제일약품이 오너 3세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다국적 제약사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약과 기술 중심의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1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한승수 회장의 차남인 한상우 제일약품 마케팅본부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장남 한상철 사장과 형제 경영 체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일약품은 그간 성석제 대표를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성 대표는 제약업계에서 가장 오래 연임한 전문경영인으로, 2005년 제일약품 대표로 첫 선임된 이후 2023년까지 7번 연임하며 20년 이상 수장 역할을 해왔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될 예정이다. 

성 대표의 장기 재임 배경에는 한국화이자제약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 출신인 성 대표는 제일약품 대표로 취임한 이후 화이자와의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에 힘입어 2005년 2000억원 대였던 제일약품 매출은 지난해 7000억원 대로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협업은 제일약품의 매출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동력이 되었지만 동시에 다국적 제약사 제품에 대한 의존도도 함께 높였다.

실제 제일약품의 지난해 3분기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가 다국적 제약사에서 도입한 상품 매출액은 3615억원으로 전체 매출(5179억원)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중 대부분은 비아트리스코리아(전 화이자제약 특허만료 의약품 사업부)와 한국다케다제약 등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다. 특히 비아트리스코리아의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리피토정’ 매출은 1228억원으로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큰 비중(약 23%)을 차지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리리카’와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 매출은 각각 557억원, 29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다케다제약의 소화성궤양약 ‘란스톤엘에프디티’와 ‘덱실란트디알’의 매출도 각각 161억원, 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상철 사장은 2020년 연구개발(R&D)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세우고 신약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제일약품은 창립 65년 만에 첫 신약 ‘자큐보’를 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큐보 매출 목표는 올해 162억원, 내년 401억원, 2027년 577억원으로 설정됐다. 점진적인 매출 성장이 이뤄진다면, 비아트리스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표적항암제 ‘네수파립’ 연구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네수파립은 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인 파프(PARP)와 암세포 생성에 필수적인 효소인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표적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췌장암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현재 임상 1b·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자궁내막암에 대해서도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임상 2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신약 개발 회사로의 전환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제일약품이 유통·판매를 담당하던 비아트리스코리아의 리리카, 쎄레브렉스, 뉴론틴(항경련제) 등 3개 품목의 판권이 최근 SK케미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제일약품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이들 품목의 매출은 998억원에 달하며, 연간(2023년) 기준으로는 1500억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올해 상당한 매출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제일약품은 신약 매출 비중을 높이면서 자체 제품 추가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자체 신약인 자큐보 판매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며, 신약 개발에도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매출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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